서울경찰청, 국정원 수사 증거 인멸 시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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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뇌부의 ''국가정보원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이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정치·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지난 20일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울경찰청 수사 지휘라인에 있는 중간 간부 A 씨가 검찰이 서울경찰청 압수수색하기 전 관용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를 지운 흔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 씨가 ''디가우징'' 수법으로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디가우징''이란 강력한 자력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술로 지난해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사용한 방법이다.

이런 이유로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애초 서울경찰청만 압수수색하려고 했으나, 서울경찰청서버를 통한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경찰청을 방문해 압수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최근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검찰에서 ''수사를 방해할 의도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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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을 19시간 동안 압수수색한 검찰은 지난 21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다음날 새벽까지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경찰 수사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서울 수서경찰서가 국정원 댓글의혹을 수사할 당시 국정원 직원 김모 씨(29·여)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분석대상 키워드를 78개에서 4개로 줄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선 직전 후보 간 TV토론회 직후인 지난해 12월16일 밤 11시에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개입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부실한 중간수사결과발표를 지시하는 등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후 당시 수사팀 실무책임자였던 권은희 전 수서서 수사과장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검색 키워드와 검색 기간을 축소해 하드디스크를 분석했다고 폭로해 경찰수뇌부의 수사 외압 의혹이 일었다.

김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수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수사지휘를 했다는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경찰 수사 지휘라인에 있는 간부가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김 전 청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한 사실이 확인 될 경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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