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최승호 "취재중 봉변 당해…245명은 빙산의 일각일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2만명 중 주소지, 이름 대조한 결과
- 245명은 빙산 일각, 지금도 취재중
- CJ와 관련된 부분은 미확인
- 국세청, 이번 공개자료 바탕 추적해야
- 다음주 월,재벌 포함된 발표있을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뉴스타파 최승호 PD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실체는 없고 서류로만 존재하는 그런 회사, 그러니까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명단을 어제 일부 공개했습니다. 지금 파장이 일파만파인데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걸 어떻게 밝혀낸 것인지, 또 어제 발표한 5명 명단 외에 어떤 사람들이 포함이 된 건지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직접 명단을 공개한 그분 연결을 해 보죠. 뉴스타파 최승호 PD입니다.

뉴스타파
◇ 김현정> 어제 발표 이후에 반향이 상당한데 직접 좀 느끼시죠?

◆ 최승호> 네. 아주 국민들이 공감과 지지를 많이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소감이 어떠세요?

◆ 최승호> 우리 경제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는데 저희들이 탈세라든지 경제적인 어떤 정의의 문제점, 이런 부분들을 바로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보람도 느끼시고 그러실 것 같아요.

◆ 최승호> 네.

◇ 김현정> 추적하고 확인하고 어제 발표까지 기간이 얼마나 됩니까?

◆ 최승호> 이 자료 자체는 2011년에 ICIJ라는 국제적인 탐사보도언론인협회에서 입수를 한 자료입니다. 그래서 그 자료를, 안에 수백만 건의 데이터들이 있는데 그걸 분류하고 정리하고 있는 작업들이 굉장히 오래 많이 걸렸고요. 저희들이 한국 측의 유일한 파트너로서 한 한 달 전부터 참여를 해서 직접 데이터를 분석을 해서 거기서 한국인들을 찾아내는 작업들을 해 온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페이퍼 컴퍼니가 있을 거라는 건 우리도 알고 있었지만 국세청조차 누가 가지고 있는지를 모른다 했던 걸 어떻게 그 국제탐사언론인협회에서는 알게 된 겁니까?

◆ 최승호> 그 조세피난처의 명목상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대행해 주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아주 큰 회사들인데요. PTN하고 CTL이라는 두 가지 업체에 내부고객정보데이터들을 입수를 한 것이죠. 그러니 그게 한 260만 기가바이트 정도 되는데요. 이 안에서 170개국 13만 명, 페이퍼 컴퍼니가 한 12만개. 어마어마한 정보가 담겨 있는 데이터를 입수를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서류상의 회사,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주는 걸 대행해 주는 대행사가 따로 있는 거군요. 그런데 자료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실명으로 거기다가 대행을 시키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걸 실명 확인까지 작업하신 거예요?

◆ 최승호> 저희들이 일단 주소지하고 이름을 보는데요. 그 주소지가 한국 주소지로 된 경우, 이것이 한 159명 됐습니다. 그리고 한국 이름으로 보이는데요. 한국 이름이 특성 있지 않습니까, 영어로 표기한다 하더라도.

그래서 한국 이름으로 돼 있으면서도 홍콩이라든지 싱가포르 해외 주소로 기재된 사람이 한 86명 정도 되는데 그래서 저희들이 이 주소지들을 매치를 시키면서,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여러 가지 저희들이 확보하고 있는 인적정보, 이런 것들을 가지고 분석을 했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245명 한국인 중에 실명 확인 작업까지 끝난 사람이 20명 맞습니까?

◆ 최승호> 그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20명 정도, 그리고 어제 1차로 발표한 것이 5명. 그 20명가량 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가 알만한 재벌 총수나 그 일가도 포함이 돼 있나요?

◆ 최승호> 어제 발표한 다섯 분 정도가 재벌 오너라든지 오너 일가 이렇게 되고요. OCI 회장과 부인 포함해서. 나머지 분들에 대해서는 지금 재벌과 관련 있는 분들, 또 여러 가지 분들이 계십니다. 지금 현재 저희들이 취재를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발표를 하기에는, 말씀을 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지금 굉장히 어렵거든요, 취재하는 게 쉽지도 않고.

◇ 김현정> 워낙 잘 안 해 주죠?

◆ 최승호> 네. 다 피하시고 취재진이 찾아갔다가 때로는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이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 김현정> 봉변까지 당하세요?

◆ 최승호> 그런 경우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무슨 봉변을 당하세요?

◆ 최승호> 지금 그걸 말씀드리기는. 저희들이 취재하다 보면 그런 경우는 많습니다. 꼭 이 건이 아니라 하더라도.

◇ 김현정> 이게 보통 작업이 아닙니다. 우리가 10대 재벌이라고 하는 그 이름말 들으면 알만한 그룹도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 취재과정, 확인과정에 있기 때문에 확답은 못 주시겠다는 말씀이세요?

◆ 최승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유력 정치인 이름도 눈에는 띄나요? 지금 아직 확인되지는 안 됐다고 하셨지만.

◆ 최승호> 그런 부분은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에는 부적절할 것 같고요. 사실 저희들이 245명이라고 발표를 했습니다만. 이 이름들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사실은 계속 더 분석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의 지금 저희들 생각할 때는 이건 초입에 들어온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앞으로 계속 추적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이름으로 그대로 한 경우보다는 차명으로 했을 가능성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연관성, 이런 것들을 보면서 저희들이 추적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CJ그룹이 비자금수사 받고 있는데요. 버진아일랜드에 두 개 법인이 이게 페이퍼 컴퍼니냐, 아니면 정상적인 종속법인이냐, 이걸 가지고 논쟁 중입니다. 뉴스타파팀 그 페이퍼 컴퍼니 명단에는 혹시 없습니까?

◆ 최승호> 제가 지금 전체 자료의 모든 면을 제가 다 확보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지금 CJ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대행사가 여러 개가 있는데 그중에 한 대행사의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있다, 없다 해서 이게 결론은 아니겠습니다만.

◆ 최승호> 네. 이 자료도 사실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것도 빙산의 일각. 일단 뉴스타파 팀이 가지고 있는 그 페이퍼 컴퍼니 명단에는 CJ는 없는 것으로.

◆ 최승호>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조세피난처 이용해서 이렇게 역외탈세 저지른다는 뉴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우리 정부, 국세청은 이걸 왜 못 찾을까요? 그런 생각은 안 해 보셨어요, 취재하면서?

◆ 최승호> 국세청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한계가 있겠죠. 2011년부터는 국세청에서 해외 금융자산에 대해서 신고를 하도록 정부에서 하고 있는데, 실제로 버진아일랜드나 이런 조세피난처에 금융자산이 있다고 신고한 경우는 없는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그 정도로 비밀리에 운영을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겁니다. 물론 그동안 의지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 김현정> 의지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

◆ 최승호> 네. 그래서 이번에 ICIJ의 자료. 저희들이 국세청하고 본격적으로 협력하지는 않지만 저희들이 중요한 공적으로 밝혀야 될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모든 자료를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그 공개된 자료를 가지고 국세청에서 추적을 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고요.

국세청에서도 또 ICIJ가 자료를 확보하고 난 뒤에 미국 정부, 영국 정부, 호주 정부가 또 다른 자료를 ICIJ가 확보한 자료와 거의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자료를 확보한 게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데이터인데. 그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지금 한국 국세청에서도 타진을 하고 있는 걸로 제가 들어서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국세청에서 의지만 있다면 더 조사해서 명확하게 밝혀낼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최승호> 그렇죠. 다만 시간이 더 걸리겠죠. ICIJ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2011년에 확보해서 분석하는 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린 거거든요.

◇ 김현정> 그나저나 뉴스타파라는 곳이 규모가 그리 큰 언론사는 아니죠?

◆ 최승호> 네.

◇ 김현정> 취재 인력이 몇 명 정도?

◆ 최승호> 저희들 전체가 한 28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20명 정도 취재인력이 있습니다.

◇ 김현정> 해직 언론인들이 중심이 돼서 만든 조직. 그럼 운영을 위해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세요?

◆ 최승호> 순수하게 시민들이 후원을 해서 운영을 하죠. 저희들이 광고주라든지 특정한 거액 후원자 입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소액 후원자들, 한 달에 1만원씩, 9000원씩 이렇게 보내주시는 귀중한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작다면 작은 독립인터넷언론이 어떻게 보면 거대한 재벌기업의 감추고 싶은 속내를 지금 드러내고 있는 건데 솔직하게 두렵지는 않으세요?

◆ 최승호> 사실 저도 그 전에 방송사 MBC에 있었습니다마는 법률적인 보호라든지 여러 가지 위상의 보호라든지 보호막이 튼튼하니까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취재할 수 있는 부분은 있죠.


◇ 김현정> 최승호 피디는 PD수첩하셨잖아요.

◆ 최승호>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이명박 정부 이후에 지금 현재 박근혜 정부도 거의 마찬가지입니다마는 실제로 KBS나 MBC 같은 큰 거대 공영방송들이 권력의 입김에 좌우되기 때문에 더 이상 권력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를 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뉴스타파는 그런 보호막은 취약할 수 있겠지만 원하는 취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더 이제 기탄없이 권력 견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도 솔직히 두려움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나아간다, 이런 건가요?

◆ 최승호> 시민들을 믿으면서 가야죠. 그리고 저희들이 또 웬만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실력이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몇 명 되지도 않고 만들어진 지도 얼마 안 되는 그런 작은 언론이 해 내는 일을 왜 거대언론사에서는 여태 못했을까, 저도 반성하면서 드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승호> 일반적으로 저희들이 보기에는 뉴스타파가 가지고 있는 것이 두 가지 장점이 있는데요. 하나는 시청자, 혹은 시민들만을 바라보는 어떤 독립성이고요. 외압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측면입니다. 그래서 재벌이라고 해서 저희들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게 있고.

두 번째로는 능력이라는 측면인데 저희들이 꼭 대단한 능력이라기보다는 저희들은 한국 언론 중에서 가장 강력한 리서치 팀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사하는 팀.

◆ 최승호> 네. 아주 대규모 방대한 규모의 빅 데이터를 분석을 해서 사실을 포착해 내는 조사능력을 갖고 있는 분들을 저희들이 리서치 팀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ICIJ 같은 경우에도 뉴스타파의 이런 분석능력, 이런 것들을 보고 파트너로 결정했다, 그런 얘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실은 조세피난처가 버진아일랜드 뿐이 아니죠. 상당히 많은 돈이 세계 곳곳 조세피난처에 숨겨져 있는 걸로 아는데 혹시 다른 곳도 파헤칠 구상은 없으십니까?

◆ 최승호> 저희들한테 자료만 입수된다면 어떤 것이든 저희들이 파헤쳐야죠. 그리고 이번 큰 자료들을 저희가 이제 입수를 해서 그 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이렇게 더 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이나 여지들이 확보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음 명단 발표는 언제인가요?

◆ 최승호> 다음 주 월요일 날 저희들이 두 번째 발표를 합니다.

◇ 김현정> 그럼 예고를 잠깐 해주시겠어요? 누가 나옵니까?

◆ 최승호> 누구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한데 하여튼 그 재벌들과 관련돼 있는.

◇ 김현정> 재벌 일가입니까?

◆ 최승호>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