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린 유럽파…손흥민 ''뜨고'' 박주영 ''지고''

유럽 프로축구 리그가 9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짓고 있다. 그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해외파 스타들에 열광했던 축구 팬들의 시선이 독일 무대로 분산된 한 시즌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분데스리가를 수놓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반면, 전통적 강세였던 프리미어리거의 부진은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독일 분데스리가는 해외파 스타들에게 기회의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손흥민(21,함부르크)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 2시즌동안 총 8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올 시즌 1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함부르크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선수로는 1985-86시즌 ''차붐'' 차범근 이후 27년만에 처음으로 분데스리가에서 한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의미있는 기록도 남겼다.

또한 손흥민은 자국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대표팀 부진의 트라우마에서도 벗어났다. 지난 3월에 열린 카타르와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에 결승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차세대 슈퍼스타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한 지난 1년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를 분데스리가에 잔류시킨 ''지구 특공대''의 활약도 눈부셨다. 지난 해 구자철(24)이 스타로 발돋움했다면 올해는 지동원(22)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동웡는 후반기에만 5골을 몰아넣는 발군의 활약으로 아우크스부르크가 시즌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강등권에서 탈출하는 데 있어 일등공신이 됐다.

구자철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이전까지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반면, 그동안 해외파 스타 탄생의 화수분과도 같았던 프리미어리거들의 성적표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지성(32, 퀸즈파크레인저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2005-2006시즌부터 이어진 한국 선수의 득점 기록이 7시즌 만에 끊기고 말았다.

박지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맨유를 떠나 많은 기대를 받으며 QPR로 이적했다. 하지만 QPR은 개막 후 16경기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등 끝없는 부진에 빠졌고 박지성의 입지도 크게 흔들렸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시간만큼은 팀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QPR에 입단한 윤석영(23)은 아예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다.

스완지시티의 미드필더 기성용(24)의 분전이 그나마 돋보였다. 스완지시티는 리그컵 대회엔 캐피털 원 컵에서 우승해 창단 이래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기성용은 결승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깜짝 출전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기성용은 득점없이 도움 4개만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팀의 주축 멤버로 인정받은 한 시즌이었다.

2부리그에서는 해외파 스타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김보경(24)은 소속팀 카디프시티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우승하면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됐다. 반면, 이청용(25)의 볼턴은 승격 기회를 놓쳤다.

스페인에서는 연일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아스널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 셀타 비고로 임대된 박주영(28)은 21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현지 언론으로부터 "최악의 영입"이라는 혹평에 시달렸다. 박주영은 3월 들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주전 기회를 잡는 등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으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원 소속팀 아스널이 방출 선수 명단에 박주영의 이름을 포함시켰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박주영의 2012-2013시즌은 이래저래 잘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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