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최대위기'' 비자금 수사 ''종착점''은 이재현 회장?

비자금 100억 안팎 사용 정황 포착…골목상권 진출 강한 비판 받아…불황 여파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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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악재 없이 순항하던 CJ그룹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위기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 검찰 칼날 왜 겨눴나?

검찰은 CJ그룹이 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해 온 사실을 오래전부터 포착해 내사를 벌여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번 검찰의 수사 개시는 수사외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검찰주변의 분석이다.

검찰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2년 전부터 이번 사건의 단서를 포착해 관련정보를 수집하고 수사를 준비하는 내사단계를 거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의 제보에 의해 어느날 갑자기 시작되는 수사가 아니란 얘기다.

또한, 박근혜정부가 정권 출범초 창조경제를 언급하면서 친기업적인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는데다 CJ가 이 정권과 척진 일도 없어 특정한 기업을 타깃으로 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수사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사안이 가볍지 않다는데 CJ의 걱정이 있다. 우선 검찰 주변에서 흘러 나오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CJ그룹 계열사가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70~100억원 안팎을 국내로 가져와 사용한 정황이 포착돼 있다.


통상 재벌기업의 경영행태와 비자금 사건의 속성을 감안할 때, 특정회사의 비자금조성에는 그룹의 오너가 개입된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고용된 경영인이 음성적인 방법으로 가욋돈을 만들어 관리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어서 그렇다.

때문에 CJ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시작된 비자금 수사는 종착점은 CJ그룹 오너인 이재현 회장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사건 수사를 담당한 데서도 이 사건의 중요도를 감안해 볼 수 있다. 수사결과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때는 검찰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도 CJ오너를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 CJ그룹 비상체제 가동

CJ그룹은 지난 주말인 18일 전 그룹 계열사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내핍경영에 들어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핵심적인 것은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과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는 사실 두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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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와 외식, 식자재, 영화 등 먹거리와 즐길거리 위주로 짜여진 그룹의 사업구조상 CJ그룹은 여느 그룹보다 경기의 흐름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초부터 골목상권 이슈가 부상하고 대형유통업계의 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여기에 식음료를 납품하는 CJ에도 연쇄 파급영향이 미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악화돼도 이를 보전하기 위해 제품가격을 멋대로 올릴 수도 없다.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식음료 물가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기업들의 물가인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료사업도 수익성이 떨어지긴 마찬가지이고 새롭게 그룹에 편입시킨 대한통운은 심한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 골목상권 이슈 CJ에도 큰부담

CJ는 파리바게트와 국내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제빵 프랜차이즈 뚜레쥬르의 오너사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골목상권과 동네빵집을 살리기 위해 거리규제 등을 만들어 영업환경이 악화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업계 2위이다 보니 골목상권 이슈가 불거질때마다 1위인 파리바게트에 모든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지만 뚜레쥬르도 전국의 수많은 빵가게가 문을 닫게된 이유로 작용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CJ그룹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내외에 총 223개 계열사를 거느린 연매출 26조원의 공룡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막강 자본력을 앞세워 골목상권의 빵집을 잠식해 들어가면 경쟁에서 버텨낼 동네빵집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골목상권 이슈가 절정에 달했던 2012년 1,2월경 대기업은 대기업 다운 업종으로 기업경영을 해야지 창조적이지도 않고 사회기여도도 낮은 업종에서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행태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경제계에서 먼저 이같은 비판이 나왔다. 이러 논란이 있은 뒤 현대기아차와 삼성계열 신라호텔, 한화그룹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제빵사업에서 철수했고 철수를 미루던 신세계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해당기업에서는 포퓰리즘이라고 항변하고 또 CJ그룹 입장에서는 그룹의 모태가 식품기업인 제일제당이라고 주장하겠지만 CJ가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 업종을 중심으로 골목상권에서 수익을 내온 것은 사실이다. CJ보다 규모가 훨씬 큰 5대 기업에 비길 정도로 계열사가 수가 많은 데 대한 논란의 여지도 없지 않다.

◇ CJ 최대위기 상황…뾰족한 대응책도 없어

검찰이 전격적으로 비자금 수사에 착수하자 CJ그룹 계열사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검찰의 칼끝이 이재현 회장에게 까지 미친다면 주가 뿐아니라 그룹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약세장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CJ는 이번 수사와 관련해 그룹의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일단 검찰수사의 지켜보고 있다. 한편으로 검찰이 이 시점에서 수사에 나선 배경이 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수사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불과 2~3일 사이 대한통운 파업과 비상경영체제 가동, 비자금 수사까지 메가톤급 악재들이 그룹을 강타하자 CJ 사내에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CJ 경영진은 검찰수사에 따른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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