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정관용> 내일 열리게 될 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결국 반쪽 행사로 진행되게 됐네요.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아니라 합창으로 하겠다라고 최종 결정했고 결국 광주지역의 관련 단체들, 불참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내에서도 아니,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왜 안 되느냐? 목소리가 여러 사람한테 나오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한 분입니다. 부산 해운대 기장 지역구, 하태경 의원. 안녕하세요?
◆ 하태경> 안녕하세요? 하태경입니다.
◇ 정관용> 하태경 의원도 학생 시절에 이 노래 많이 불렀죠?
◆ 하태경> 저희 때야 뭐, 이 노래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죠.
◇ 정관용> 특히 하태경 의원. 학생운동도 열심히 하셨던 그런 의원이잖아요.
◆ 하태경> 그렇죠. 저는 이 노래 굉장히 편안한 노래입니다.
◇ 정관용> (웃음) 그런데 보훈처는 왜 굳이 이걸 제창으로 못하겠다는 걸까요?
◆ 하태경> 보훈처가 제시하는 근거들을 보면 세 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기념곡으로 아직 지정이 안 돼 있다. 그런데 사실 기념곡으로 지정이 안 돼 있을 때도 제창을 많이 있습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 정관용> 그렇죠. 그 동안 계속 했다는 것 아니에요?
◆ 하태경> 네. 그러니까 이건 논리가 안 되고요. 또 한 가지는 소위 일부 재야 세력에서 애국가 대신에 이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성격이 좀 불순하다 이런 겁니다. 이것도 말이 안 되는 게 성격이 불순하면 합창을 하는 것도 안 되죠.
◇ 정관용> 네.
◆ 하태경> 합창은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것도 말이 안 되고. 세번째는 주먹을 흔들고 부르기 때문에 안 된다.
◇ 정관용> 아하, 이 노래를 부르면 이렇게 주먹을 위아래로 흔드니까?
◆ 하태경> 투쟁가 아닙니까? 투쟁가. 그러니까 팔을 흔들고 부르는데. 그러면 이거는 팔을 안 흔들면 된다는 말인지. 그러니까 이게 예를 들면 6.25노래 같은 것 있지 않습니까? 우리 어릴 때 많이 불렀는데. 그것도 아주 강력한 노래 아닙니까? 전투적이고.
◇ 정관용> 그렇죠.
◆ 하태경> 그것도 이렇게 주먹도 흔들고 이렇게 부를 수도 있는 건데. 그래서 지금 늦게 이틀 전에 합창밖에 안 된다고 내놓은 이유들이 너무 궁색하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재야 세력이 애국가 대신에 부르기 때문에 불순해서이다. 주먹을 흔들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도 사실은 대중에 잘 안 알려져 있는데. 이게 보훈처가 하태경 의원한테 구체적으로 직접 설명한 거예요?
◆ 하태경> 아니에요. 어제 기사들을 보면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 정관용> 이미 다 밝혔어요?
◆ 하태경> 네. 밝혔습니다. 기사가 크게 안 났기 때문에, 거부했다고만 나왔기 때문에. 제가 자세히 보니까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하 의원 보시기에는 셋 다 이유가 안 된다?
◆ 하태경> 그렇죠. 이유가 안 됩니다. 사실 발단이 5.18기념곡을 새로 만들겠다. 4000만원 예산 들여서.
◇ 정관용> 4800만원입니다.
◆ 하태경> 네. 거기에서 출발한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그렇죠.
◆ 하태경> 자기들이 지금 사고를 친 겁니다. 기념곡을 애초에 만들지 않겠다고 했으면 그런 이야기가 없으면 이번에는 그냥 합창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기념곡을 만들자고 하니까 왜 새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 그냥 이걸 하면 되지.
◇ 정관용> 결국 그럼 ''''임을 위한 행진곡'''' 아예 못 부르게 하려는 거 아니냐. 앞으로? 이렇게 되는 군요.
◆ 하태경> 그런 오해가 빚어진 것 아닙니까? 그런데 또 합창은 계속 했거든요. 2008년 이후에.
◇ 정관용> 네.
◆ 하태경> 그러니까 합창은 새로운 게 아니에요. 2008년 이후에 계속 해 온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합창이라는 게 공식행사에서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부르는 게 아니라 식전 행사로 합창단이 그냥 공연하듯이.
◆ 하태경> 네. 그럴 수도 있고 식내 행사도 할 수도 있는데. 그건 합창단이 부르는 거죠, 합창단이.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하태경> 그래서 여태까지는, 2008년 이후에는 합창단이 합창을 하면 참석한 사람은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그냥 안 부르는 사람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런데 또 하나 보훈처가 이런 말도 했다는데요. 합창을 하되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도 있게 하겠다. 이런 절충안을 냈다는 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하태경>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그거 금지 시킬 겁니까? 그것도 말이 안 되죠.
◇ 정관용> (웃음)
◆ 하태경> 자기가 원하면 따라 부르는 거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수가 부른다고 못 따라 부릅니까? 그러니까 지금 보훈처가 괜히 쓸데없는 논란거리를 만들어서. 논란거리가 생기는 걸 봉합하다 보니까 또 만들어지고 또 만들어지고. 마치 윤창중 사건하고 비슷해요. 하니까 홍보수석이 사과하고 또 비서실장이 사과하고 문제를 계속 키우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이게 지금 바뀔 가능성이 없는 거예요? 새누리당에서 하태경 의원뿐만 아니라 이번에 보궐선거로 들어간 중진의 김무성 의원이 사실 당대표의 후보로 거론되지 않습니까?
◆ 하태경> 그리고 김무성 의원님뿐만 아니라 심재철 의원님도 다 동의하시고 많은 의원님들이... 이게 그렇습니다. 새누리당은 산업화세력의 정당이고, 민주당은 민주화세력의 정당이고. 이런 이분법이 지금 지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럼요.◆ 하태경> 새누리당에도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고. 민주당에도 군부출신이나 공무원출신 분도 많이 계시고. 그래서 이런 이법적인 사고방식으로 보훈처가 아직 보고 있다, 시대는 이미 지났는데 불구하고. 그래서 이건 보훈처의 상당히 구시대적인 사고방식, 세계관에서 나와서 지금 국민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이런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당과 정부의 관계에서 당의 그런 최고 중진, 최고 의원 이런 분들이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했는데도 보훈처가 안 바뀌는 이거는 어떻게 이해해야 되냐 이 말이죠.
◆ 하태경> 그거야 보훈처가 나름대로 일관되게 한다면 이유가 되겠지만 지금 당의 합리적인 요구에 대해서 정부가 수용을 해야 하는데 무슨 배짱으로 저러는지 저도 이해가 안 됩니다.
◇ 정관용> 여당 의원이 우리 정부기관에 대해서 무슨 배짱으로 저러는지 모르겠다 이러면 국민들은 참 답답하거든요.
◆ 하태경> 어쨌든 이게 여당이기 이전에 국회가 정부를 견제해야 되는 거고 정부를 비판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저의 입장에서는 계속 보훈처가 저렇게 헛발질 하는 경우에 대해서 정확하게 비판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 하태경> 지금 어쨌든 새로운 기념곡을 만들자는 것은 철회한 것 같습니다. 보훈처가 지난번 4800만원 예산. 그래서 이번 5.18이 지나면 어차피 또 내년 5.18에 또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하태경> 그래서 이번 5.18이 지나면 보훈처가 이런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기념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밖에 없습니다. 다른 것은 뭐를 하겠습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정하면...
◇ 정관용> 지정하면 된다?
◆ 하태경> 네. 모든 논란은 끝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하태경> 그렇게 해서 해결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며칠 전에 종편, TV조선 있지 않습니까? 거기 5.18 전남도청 점거한 거는 시민군이 아니라 북한의 게릴라부대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냈거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하태경> 제가 그거는 못 봤는데요. 사실 한국의 민주화운동 과정이 분단국의 민주화운동이기 때문에 북한이 여기에 편성해서 무언가 작전을 해 보려는 시도가 계속 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네.
◆ 하태경>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북한이 민주화운동에 편승해서 이걸 적화운동으로 바꾸려고 하는 시도는 계속 있었던 것이고. 문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해서 그건 지엽적인 것이지 민주화운동의 성격 자체가 반민주적 운동을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본류는 그대로 흘러가는 거란 말입니다. 역사에 따라서. 주객을 전도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런... 지금 우리 국민 수준도 높아져있고. 물론 아주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예를 들어 제가 학생운동 할 때 6.10 있지 않습니까? 계속 나와서 100만 이상의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데모를 했는데. 거기 간첩이 안 섞여 있겠습니까? 섞여 있을 수가 있는 것이고. 광주 할 때도 간첩이 섞여 있을 수가 있는 것이고. 그런데 그거 하나만으로 이거 자체를 민주화운동이 아닌 것으로 매도하는 이런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이제는 좀 극복이 돼야죠.
◇ 정관용> 네, 그런데 그 주장. 그 종편에 나온 주장은 그렇게 한둘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정도가 아니라 특수부대...
◆ 하태경> 몇 백 명, 몇 천 명이 왔다는 겁니까?
◇ 정관용> 네, 특수부대 일개 대대가 파견이 됐고, 이런 식으로까지. 사실은 근거 없는 주장을 막 하는 거거든요.
◆ 하태경> 그거는 제가 한번 살펴보... 그 당사자가 얘기를 하는 것입니까? 왔던 사람이?
◇ 정관용> 아니죠.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의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알려진 분이 주장한 것이고. 그리고 최근 탈북자들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 이렇게 지금 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 하태경> 그 부분은 엄밀히 검증을 해 봐야 되는 것이고. 언론도 아주 엄밀히 검증되기 전에 그런 내용을 여과 없이 하는 것은. 북한 안에서도 말입니다. 광주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나면 그 내에서 많은 유언비어를 만듭니다. 그래서 북한사람들도 그 유언비어를 듣고 그게 사실인가보다 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것도 있군요.
◆ 하태경>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이걸 100% 믿고 방송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하태경 의원은 기념식에 가십니까?
◆ 하태경> 광주에 말씀이십니까?
◇ 정관용> 네.
◆ 하태경> 저는 제 지역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지역에서?
◆ 하태경> 당 지도부가 가고 하지. 제가 지도부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 정관용> 박근혜 대통령은 가시나요? 아직도 확정이 안 됐죠?
◆ 하태경> 그건 제가 잘... 청와대가 저한테 보고를 안 하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하하) 하 의원 생각에는 박 대통령, 가시는 게 좋을까요? 안 가시는 게 좋을까요?
◆ 하태경> 지금 이렇게 광주행사가 분열돼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하태경> 분열이 되어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판단을 잘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훈처가 이렇게 사고를 친 마당에 보훈처가 박 대통령을 모실 수 있겠습니까?
◇ 정관용> 제일 좋은 모습은 이런 사고치지 않고 그리고 박 대통령 참석하시고. 이런 게 제일 좋았을 텐데. 그렇죠?
◆ 하태경>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이번 당선될 때 가장 큰 슬로건 중의 하나가 국민대통합입니다. 국민대통합이라는 게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이 서로를 수용하고 같이 화합해 나가자는 것이고. 5.18은 우리 산업화세력 입장에서는 대범하게 포용을 해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하태경> 일단은 노래 하나가지고 그거를 안 부르니 하는 것 자체가 정말 부끄럽습니다.
◇ 정관용> 그러게 말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하태경>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말씀 들었고요. 참, 지금 할일도 많은데 쓸데없는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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