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시 근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생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6~11일 일주일간 서울 시내 초중고 교사 150명(초등 23명, 중등 71명, 고등 5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 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
교사들은 먼저 ''학교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 "쓸 데 없는 잡무가 너무 많다"(44.5%)고 입을 모았다.
또 "생활지도와 수업이 힘들다"(30.3%), "교장의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16.1%) 등이 뒤를 이었다.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요 근래 하루에 공문 다섯 개를 처리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동부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잡무 때문에 학교는 너무 바빠 아이들 얼굴 제대로 한 번 볼 시간이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전교조 서울지부가 조사한 결과 문용린 교육감 부임 이후인 지난 3~4월 공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초등학교 66%(513→855건), 중학교 26%(719→906건), 고등학교 35%(718→967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 가운데 절반(50%)은 또 문 교육감의 정책 추진 방향 가운데 ''정약용 프로젝트, 나라사랑 교육 강화''가 가장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약용 프로젝트는 정직과 약속, 용서 프로젝트의 줄임말로 학생들에게 인성덕목을 기를 수 있는 목표를 스스로 약속하고 추진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아울러 교사들은 문 교육감의 정책 가운데 ''일반고 자율학교 지정''(17.8%), ''교장 권한 강화''(14.4%) 등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교사들은 또 교권 강화,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잡무와 전시행정 폐지가 가장 시급하다"(55%)고 생각했다.
이어 "민주적 학교 운영 정착"(15.4%), "자사고 고교 선택제 폐지"(13.4%), "학급당 학생 수 감축"(10.1%)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문 교육감의 ''교권 강화 정책''은 불성실한 학생에 대한 배제, 학생과 학부모와의 대결구도만 만들었다"며 "진정한 교권 보호는 수업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눈빛을 마주칠 수 있는 연구시간과 심리적 여유"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