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늑장보고''에 ''귀국종용'' 의혹…이남기 문책 불가피

野, 허태열 이남기 문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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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급거 귀국하는 과정에 현지 방미단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당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보수석 문책론을 제기했고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은 책임질 상황이 되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혀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남기 홍보수석이 11일 오후 청와대 기자실을 찾았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오전에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지 7시간이 지난 뒤였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성추행 문제가 현지에서 불거졌을 때 이남기 홍보수석이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했고, 비행기표 티켓을 예약까지 해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남기 수석은 비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10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의회연설이 있어서 의회에 들어가야 하는 바쁜 상황에서 윤 전 대변인을 10분 정도 만났다"며 "시간이 없어서 귀국 문제를 포함해 실무진과 논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끝난 직후인 현지시간으로 낮 12시쯤에 윤 전 대변인이 여권을 찾아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을 포함한 청와대 측은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을 종용한 사실이 없고 본인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홍보수석이 귀국문제를 포함해 논의를 하라고 지시하고 이후에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귀국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이 귀국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워싱턴에서 LA로 이동하던 비행기 안에서 였다고 말했다.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 때문에 도피성 귀국을 했고, 특히 방미단이 사실상 귀국을 종용했음에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고는 일절 이뤄지지 않다가 9일 오전 9시쯤에야 보고됐다.

상황 파악에 시간이 걸렸고 박 대통령의 일정이 바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즉시 윤 전 대변인 경질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이남기 홍보수석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변인 본인은 경솔했음을 인정하면서도 문화적 차이일 뿐 성추행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조사를 바탕으로 성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방미길을 수행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그렇게 당당하고 자신이 있다면 다시 미국에 가서 조사를 받으면 된다", "귀국종용이냐, 조기귀국이냐를 일시에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당당하게 조사를 받는 것"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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