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현대제철 사망 사고가 남긴 의문들

가스 누출 경위 ''베일 속''…무리한 작업 지시 여부 등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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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현대제철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5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스 유입 경위.

10일 경찰과 국과원 등의 1차 감식 결과에 따르면, 숨진 협력업체 직원 남 모(25) 씨 등은 밀폐된 전로 내부에 마무리 작업을 하러 들어갔다 산소 결핍으로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에 차 있던 아르곤 가스 때문에 산소 농도가 10%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였다는 것.

문제는 가스가 어디에서, 어떻게 유입됐느냐다. 아르곤 가스는 불순물 제거 공정에서 사용되지만 사고 당시 해당 설비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가스 누출이 있을 수 없는 것.

이들은 산소 마스크 등 별도의 안전장구 역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등 관계당국은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스가 주입됐는지 등 무리한 작업이 사고로 이어졌는지 여부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고 업체의 ''늑장 신고'' 배경 역시 의문이다.

사고는 이날 오전 1시 45분쯤 발생했지만 해당 협력업체는 관할인 대전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이 오전 4시쯤 상황을 먼저 파악할 때까지도 사망자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 역시 사고업체가 아닌 사망자들을 이송한 119에 의해 상황을 통보받았다.

해당 업체가 사고를 숨기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무리한 작업 지시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될 부분이다. 사고가 발생한 전로 보수공사는 지난 2일 시작돼 사고 당일 오전 7시까지 완료를 목표로 진행한 공사였다.

전로 가동을 위해 새벽시간대 서둘러 진행하다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서는 원래 야간작업을 진행하기도 하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만큼 무리한 작업을 원인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당 직원들은 협력업체 소속으로서 제철소가 진행 과정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오전 1시 45분쯤 당진시 송산면 현대제철 C제강공장 내에서 작업을 하던 남 씨 등 5명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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