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밀어내기 관행 인정… 책임통감"

영업사원 폭언 등 파장 엿새 만에 대국민 사과

영업사원 폭언과 제품 밀어내기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남양유업이 "영업현장에서 ''밀어내기'' 등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대리점 피해자협의회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면서 재발 방지 등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사태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남양, 대국민 사과=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서울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사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3일 영업사원 욕설 음성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을 부른지 엿새 만의 공식 입장 표명이다.


김 대표는 "영업현장에서 실적이 부진한 품목이나 신제품에 대해 밀어내기 등 관행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며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대해 경찰 고소를 취하하고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고충을 듣고 경청을 해서 화해 노력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떡값 상납에 대해서도 "자체조사 결과 과거에 그같은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철저히 규명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식 회장의 지분 매각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홍 회장이 개인적으로 은행 채무가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상생 대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대리점의 영업현장 지원을 확대하고 대리점 자녀 장학금지원 제도와 대리점 고충 처리 기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리점 인센티브 및 거래처 영업활동 지원을 2배 늘려 연간 500억 원 규모의 대리점 상생기금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 피해자협 "사기극" 일축= 김 대표의 공식 사과에도 피해당사자인 남양유업대리점 피해자협의회와 시민단체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을 태세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고 잘라 말했다.

협의회는 "잘못은 대리점에 했는데 사과는 국민에게 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바뀐 것이다.

피해 대리점주에 대한 사과가 먼저 있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 등을 담은 요구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제품 밀어내기와 강매, 떡값 요구, 폭언과 고압적 행동 등 불법행위에 대한 사죄 ▲재발 방지를 위한 협의회·단체 교섭 실시와 이를 위한 협의체 구성 ▲피해 대리점에 대한 실질적인 손해배상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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