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미국 현지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사건, 그것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에 한인 교포를 상대로한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은 "개인적으로 불미스런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며 "정확한 사유는 주미대사관의 조사를 통해서 추후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의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까지 나서 사태 파악에 나섰고 성추행 사실이 어느정도 확인 돼 윤 대변인 경질에 이르게됐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변인이 자진사퇴 형식을 취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전격 경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CBS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방미 일정 도중 갑작스럽게 귀국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윤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오전 미국 시민권자로 워싱턴 대사관에서 인턴으로 근무중인 B 양(21)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같은 의혹은 자신을 교민이라고 밝힌 C씨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교민사회에 급속하게 퍼졌다.
더군다나 CBS 취재결과 의혹에 휩싸인 윤 대변인은 방미 수행단에 필수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모두 채우지 않고 중도에 한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대변인이 마지막 방문지인 LA에는 가지 않고 어제 조기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수행단 관계자는 "A 씨가 ''집안에 갑작스런 일이 생겨 귀국해야겠다''고 보고했고 상급자가 이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대변인의 갑작스런 귀국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직접 관련 의혹을 보고받고 귀국을 지시한 뒤 이날 경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변인 경질에도 불구하고 여성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중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번 방미 성과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 국제적 망신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