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화석)는 9일 장 교육감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1100만원에 추징금 338만5000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장 교육감은 교육감 직위를 잃게 된다.
하지만 검찰이 제기한 핵심 공소사실 대부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친구 신용카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죄''''
장만채 교육감은 교육감 재직 중인 지난 2010년 6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친구 정모(55)씨와 손모(55)시로부터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6천여만원을 사용했다. 검찰은 이 부분을 중요한 공소 사실 가운데 하나로 보고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육감의 직위에 있는 자를 정치자금법상의 정치 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정씨로부터 신용카드를 제공받았을 당시 교육감 재직 중에는 정당 관련성이나 선거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이 장 교육감의 정치활동 근거로 제시한 ''''JMC 프로젝트'''' 문건에 대해 법원은 ''''향후 십수년까지의 계획을 포괄적으로 기재한 것에 불과하고 향후 선거에 대비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는 이상 장 교육감이 정치활동을 했다는 증거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제공받은 신용카드는 대부분 가족과 지인 등과 식사를 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됐다"며 해당 혐의 부분을 무죄로 선고했다.
신용카드를 제공한 정씨와 손씨에 대해서도 ''''장만채와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창으로 평소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사이''''라며 ''''친분 관계에 기초해 선의로 신용카드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뇌물공여죄도 무죄를 선고했다.
◈ 파루 대표 4천만원 뇌물 제공 혐의 ''''무죄''''
검찰은 파루 대표 강모씨가 순천대학교 학술장학재단에 기부한 4천만원이 장만채의 총장 재직 시절 사적인 용도로 사용됐고 강씨가 명예 박사학위를 받는 등 대가를 받았다며 뇌물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순천대 산학협력단과 파루의 관계는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며 ''''4천만원을 기부하는 과정도 영수증을 받고 통장 계좌로 입금하는 등 공적으로 이뤄져 장만채와 강씨 모두 대가 관계가 있는 뇌물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강씨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시점은 4천만원 기부로부터 2년여 뒤의 일이고 강씨가 학위 수여를 여러 차례 고사했다는 점을 보면 대가성 인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씨의 연대보증 부분에 대해 법원은 ''''장만채가 순천대 총장직을 내려놓고 전남도 교육감 출마를 준비하던 시점에서 이뤄진 일이어서 강씨가 특별히 잘 보일만한 사정이 없었던 점 등을 보면 대가 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 순천대 교수들이 준 800만원 뇌물 혐의 ''''무죄''''
검찰은 허모 교수가 장만채 순천대 총장 재임 시절 송금한 500만원을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보고 공소 사실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법원은 ''''허모 교수가 자신이 기획한 독주회의 수익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광양캠퍼스 설립과 관련된 대외 활동비 명목으로 수익금 일부를 송금했다''''면서 ''''허 교수는 장만채의 거듭된 요청을 뿌리치지 못해 기획부처장에 된 것이고 보직 인사로 돈이 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장만채가 허씨로부터 받은 돈을 개인 자금으로 상용하긴 했으나 이 같은 사정 때문에 돈의 성격이 뇌물로 바뀐다고는 볼 수 없다''''며 해당 공소 사실에 대해서도 무죄를 판결했다.
검찰은 또 김모 교수가 학술장학재단에 기부한 300만원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김씨가 성과금을 신청하면서 기부 목적을 정해 학술장학재단에 천만원을 기부했고, 이 돈은 그가 지정한 용도대로 집행됐다''''면서 ''''김씨가 보직인사에 대한 감사 표시로 기부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며 해당 혐의도 무죄를 선고했다.
◈ 장학재단 자금 유용, 대출금 이자 등 ''''일부 유죄''''
검찰은 학술장학재단 정관상 임원은 보수를 받지 못하는데 매월 300만원을 수령하고 정산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급받았고, 재임 당시 총장 관사 구입비 1억5천만원을 지원 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횡령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업무추진비를 지급받은 것 자체가 횡령이 될 수는 없고 개인용도로 의심되는 일부 공소 사실만 유죄로 인정한다''''며 3차례에 걸쳐 송금된 300만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또 순천대 총장 재직시절인 2007년 11월 총장 관사를 구입하면서 1억5000만원을 지원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일부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유죄로 보고 업무상 배임횡령의 혐의로 벌금 천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교육감에게 선거 과정에서 3천5백만원을 제공한 순천대 식당업주 박모(55)씨에게 적용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원은 ''''장만채는 당시 총장직을 사임한 상황이어서 박씨가 거액을 무상으로 줄 필요성은 없다고 보여진다''''며 해당 자금을 대출금으로 봐야한다며 주요 공소 사실을 무죄로 봤다.
하지만 법원은 ''''장만채가 작성한 차용증상의 이자는 명목상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무상으로 빌린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무상증여 받은 이자 부분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에 추징금 338만5천원을 선고했다.
◈ 검찰, 1년8개월 동안 50번 압수수색 100명 조사
검찰은 1년8개월 동안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50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100여 명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를 통해 총 11가지 공소사실을 제기하고 징역 6년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1억4,300여만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장 교육감 변호인들은 ''''현직 교육감에게 정치자금법을 적용한 첫 사례''''라며 법 적용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표적수사로 우정 어린 호의가 뇌물과 정치자금으로 변했다''''고 변호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핵심 공소사실 중 하나인 친구 2명으로부터 받은 신용카드 사용 자금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장만채 교육감과 지지자들은 이 부분을 환영한 반면 검찰은 체면을 크게 구겼다.
특히 장 교육감이 배임횡령죄를 적용 받아 벌금 천만원을 선고받았지만,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아 해당 혐의도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 교육감측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받은 벌금 100만원에 대해 항소할 뜻을 밝혔다. 장 교육감은 1심 선고 직후 ''''법원이 진실을 많이 밝혀줬다''''면서 ''''나머지 유죄 부분은 크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어서 소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법정 구속은 면한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교육감직을 유지하며 항소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검찰은 공소사실 대부분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직위 상실형이라는 판결문을 받아들고도 무리한 기소에 대한 비판을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