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근본적으로 아베 내각의 역사인식을 의심케하는 발언으로, 심히 우려되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일본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 공동 번영을 위해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해야할 시기에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시대역행적인 논의만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올바른 역사인식은 안정적 한일관계의 근간이기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도 역사인식 문제에 있어서는 확고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지속 촉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다"며 "나라와 나라의 관계에서 어느쪽의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를 정치의 장에서 논의하면 즉시 외교문제로 파급될 수 있기 때문에 학자들의 학술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재검토 의지를 시사했다.
그는 전날에도 "아베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후 70년(2015년)을 맞이한 단계에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둘러싸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방일을 취고하는 등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상황에서 잇따라 벌어진 것으로,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화된 일본 사회에 어필하기 위한 것이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대신도 일제가 식민지배를 통해 한국을 근대화시켰다는 ''식민지 시혜론''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참의원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같은 도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8월 15일 종전패전일과 추계 예대제에서 야스쿠니 참배 계획도 여전해 한일관계는 오랜 기간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