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우승 이후는 물론 지금까지 숱하게 인터뷰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 출연도 크게 내키지는 않았을 터였다. 특히 최고참 석진욱은 고희진 등과 달리 말 주변도 그닥 빼어나지 못해 출연 섭외가 온 뒤 은근히 부담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석진욱은 은근히 출연 날짜가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당일 흔쾌히 출연에 응했다. 다름아닌 혹독한 훈련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석진욱은 "그날은 오전 훈련만 마치고 출연과 그에 따른 분장 때문에 오후 훈련을 빠졌다"면서 "처음 출연 얘기를 들었을 때는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훈련 시작하면서 정말 출연이 기다려졌다"고 털어놨다.
삼성화재는 우승 확정 이후 일주일 정도 짧게 쉰 뒤 곧바로 소집돼 훈련에 돌입했다. 오는 21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리는 ''2013 한 · 일 V리그 톱매치'' 대비 때문이다.
우승을 위해 한 시즌을 쉼없이 달려왔으니 조금 쉬엄쉬엄 할 만도 한데 삼성화재의 훈련 강도는 변함이 없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한치의 자비도 없이 훈련을 진행해왔다. 10년 넘게 신감독과 함께 지내 훈련에는 이골이 난 석진욱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번 대회는 한 · 일 리그 챔피언들의 자존심 대결이다. 삼성화재는 사카이 블레이저스(오후 2시30분)와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히사미쓰 스프링스(낮 12시30분)와 맞붙는다. 지난 2006년 첫 대회 이후 외국인 선수는 빠졌지만 올해는 레오(삼성화재)와 알레시아 모두 출전한다. 특히 2011년 일본 대지진과 지난해 런던올림픽 예선으로 쉰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대회라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때문에 삼성화재로서는 훈련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것이다. 사카이는 2010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LIG손해보험에서 뛴 에이스 페피치가 버티고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다. 창단 2년 만에 V리그 정상에 오른 여자부 IBK기업은행 역시 대회 첫 우승을 위해 휴식 없이 훈련을 진행해왔다.
삼성화재는 이 대회에 4번 출전해 2006년과 2010년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과연 3년 만에 부활한 한일 챔피언전에서 삼성화재가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