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창조경제는 박 대통령이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새정부의 핵심 가운데 핵심이다. 청와대에서 창조경제가 강조되다보니 각 부처 업무보고때 ''창조''라는 말은 필수단어가 됐다.
고용노동부의 29일 업무보고 자료를 봐도 ''미래창조형 상생의 일자리'', ''새로운 직업창조 및 창조인재 키우기'' 등의 문구가 보이고, 28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경제정책 점검회의 자료에도 ''창조경제 기반 마련'', ''창조형 서비스업'' 같은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 5년간 녹색성장이 전국을 뒤덮었다면 박근혜 정부 5년은 창조경제가 지배할 분위기다.
정권을 잡은 쪽에서 보면 정부를 상징하는 말은 말단 공무원들에게까지 전파되고, 국민들의 입에 녹아들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만 정책 추진이 원활해진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는 새정부의 핵심 인물들조차도 선뜻 답을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융합, IT 기반, 일자리 등의 단어를 열거해 가면서 장황하게 배경을 설명해야만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다.
창조경제의 이미지가 곧바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은 추상적이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어떤 개념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녹생성장과 상당히 대조된다.
이러다보니 30일 열린 당청회동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 조차 창조경제가 도대체 뭐냐고 청와대 비서진을 몰아세우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당청 회동에서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창조경제론을 중심으로 새정부의 국정철학을 설명했지만 참석했던 의원들에게 와 닿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지금은 박 대통령과 거리가 있지만 친박계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불렸던 유승민 의원조차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에게 창조경제가 무엇이냐고 쏘아붙였다.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관할하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한선교 위원장도 "너무 학구적이다. 도대체 창조경제가 무슨 말이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최순흥 미래전략 수석까지 유 수석을 거들었지만 오랫동안 교수 생활을 했던 3선의 이군현 의원의 "누가 어떤 산업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지 우리도 국민을 설득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제대로 대답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청와대는 창조경제에 대해 제대로 준비를 해서 당에 제출하는 선에서 당청간 ''창조경제'' 논의는 일단락 됐지만 단어 자체가 가진 추상성과 모호성 때문에 ''쉬운 설명''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경제민주화에 많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에게 창조경제는 너무 막연하다"며 "당청 회동에서 얘기만 안됐어도 생각지도 않았을 이슈일텐데 일단 문제가 됐던 만큼 더욱 혼란스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국정홍보가 제대로 안되다보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비전, 국정과제 등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