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막힌 기업들, 해외로 해외로 ''엑소더스''

롯데마트와 파리바게뜨 등 유통·식음료업체들 해외진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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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규제로 국내 기업여건이 악화되자 롯데마트와 파리바게뜨 등 유통.식음료업체들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력이 달리는 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해 해외진출도 양극화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골목상권 살리기와 동반성장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정부의 각종규제가 가중되자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달 5일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프랜차이즈 제과업은 전년말 점포수의 2% 이내에서 가맹점 신설을 허용하고 인근 중소 제과점과 500m 이내 출점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이로인해 제빵업계는 국내 사업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SPC그룹은 제빵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전 월평균 신규점포 숫자가 8~9개였지만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2개점 개점에 그치자 ''기존 가맹점 매출 성장''과 ''해외사업 확대''에 올해 경영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다만 점포 수에 연연하지 않고 이익 실현이 가능한 점포위주로 출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올해 중국 40여개, 미국 10여개, 베트남과 싱가폴 10여개 등 총 60여개의 해외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10여개 해외진출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여건 변화에 따른 경영계획 수정에 들어가 국내 출점이 불가능해진 숫자 만큼 해외 출점 숫자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1,2호점을 오픈한 이랜드그룹의 외식브랜드 애슐리와 카페루고 각 2개의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업계 역시 휴일휴무가 최대 3일까지 확대되고 신규출점을 위해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첨부, 한 달 전 개설지역과 시기 예고 의무화 규제가 추가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내 매장수를 105개로 늘린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3국에 141개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올해 20여개 점포를 추가 오픈하며 이 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가 동남아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은 아시아 일류유통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와 국내 시장 진출규제도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일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지만 여러 규제로 국내환경이 어렵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려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중국 현지화 실패 등으로 일부 중국 매장을 매각한 뒤 해외사업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진출경험이 없고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해외진출도 녹록치가 않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크리스탈제이드와 톨바셋 등 8개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매일유업이나 아워홈, 롯데리아의 TGI프라이데이 등은 장기적으로 규제가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외식대기업과 비교해 국내시장에서 신생사에 가까운 이 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해외진출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아워홈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해외진출을 계획해 왔지만 국내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장기과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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