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득뽀득 물걸레질, 하녀무릎병 부른다

따스한 봄 날씨에 집안 대청소에 나서는 주부들이 많아진 가운데, 무릎을 꿇고 손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빨래를 하는 여성들의 경우 이른바 ''하녀무릎병''(Housemaid''s Knee, 정식 명칭 ''무릎점액낭염'')이 발병할 우려가 높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는 관절전문 힘찬병원이 20대 이상 주부 2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사노동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힘찬병원의 조사 결과, 여성들이 ''집안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취하는 자세''는 ''서있기''(42%), ''앉았다 일어나기''(29%), ''쪼그려 앉기''(23%)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이 무릎에 큰 무리를 주는 ''앉았다 일어나기''와 ''쪼그려 앉기''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조사돼 주부들의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가사노동으로 더욱 악화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걸레질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113명(49%)이 ''무릎 꿇고 손 걸레질을 한다''고 답했고, ''막대걸레를 사용한다''가 101명(44%)으로 뒤를 이었다.

관절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릎을 바닥에 대고 손 걸레질을 하는 이유로는 ''청소상태가 가장 깨끗하다고 생각돼서''라는 응답이 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습관적으로''(25%), ''막대걸레 등 다른 도구가 없어서''(5%) 순으로 조사됐다.

무릎을 자주 꿇는 사람에서 발병이 잦은 ''하녀무릎병''은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점액낭염''을 일컫는다.

무릎을 자주 꿇는 성직자들에게도 많이 발병해 ''성직자무릎병''(clergyman''s Knee)으로 불리기도 한다.

점액낭염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만성적인 자극이나 외상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점액낭염은 점액낭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는데, 무릎 중 툭 튀어나온 부분인 슬개골 바로 앞의 점액낭에서 발생이 가장 흔하다.


집안에서 손걸레질 등 가사 일을 하면서 무릎이 지속적으로 바닥에 닿아 충격이 가해지게 되면 점액낭에 출혈이 생기거나 염증이 생겨나기 쉽다.

점액낭염 중 일부는 감염에 의해서도 발병하는데, 이 경우에는 무릎이 벌겋게 붓고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나면 무릎 앞 슬개골이 붓는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점액낭염은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 만으로는 퇴행성 관절염과 헷갈리기 쉬운데, 이 두 가지 질환을 구별하는 방법은 아픈 부위를 꾹 눌러보는 것이다.

''슬개골 점액낭염''인 경우 무릎 앞쪽의 염증 부위를 누르게 되면 통증이 심해지는 데 비해,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움직일 때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는 설명이다.

점액낭염에 대한 진단은 녹록지 않다.

엑스레이 검사만로는 확진이 어렵고, 초음파검사로는 진단은 가능하지만 증상이 오래되고 복잡하며 관절의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정밀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안일을 할 때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하면 몸무게의 9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된다.

이에 따라 걸레질을 할 때는 되도록 막대걸레를 사용하고 손걸레질은 피하도록 한다.

평소 비만 관리를 통해 체중이 관절에 가하는 부담을 가급적 줄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동힘찬병원 이정훈 과장은 "점액낭염으로 통증이 발생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치료를 미루고 저절로 낫기를 기대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중년 주부들의 경우 가사일로 인한 반복동작, 무리한 관절사용 등으로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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