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은 골프치고, 사병은 아령도 없고"

- 지난 주말, 공군·해군 참모총장 포함 골프장 찾은 장성급만 10여명
- 군 골프장 29개, 관리비용만 연 100억…2017년까지 200억 책정
- 사병들은 예산 없어서 사비 털어 중고 장비 사다가 운동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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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3월 14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 정관용> 먼저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선언으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주말 우리 군 최고위 장성들은 골프를 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방부장관으로 내정된 김병관 후보자 역시 천안함 사건이 있었던 바로 그 다음날 골프장을 찾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임명철회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죠. 군 장성들이 위기상황에서도 골프장을 찾는 이유가 뭘까요. 군 고위 장성들의 지나친 골프 사랑 그 문제점을 짚어보죠.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전화 연결합니다. 임 소장님 안녕하세요.

◆ 임태훈>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난 주말이 진짜 북한이 정전협정 파기하고 곧 도발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누가 어디에 가서 골프를 쳤다는 거죠?

◆ 임태훈> 우선 장성급들도 10명 정도가 골프장을 갔었고요. 영관급들도 많이 갔죠. 총 76개 팀이 골프를 치러 갔다고 보는 것이거든요. 애초에는 국방부가 세 명 정도밖에 장성이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얘기를 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것은 10명 정도가 골프를 친 걸로 밝혀졌고 그중에서는 공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총장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참모총장 두 명. 그 두 사람이 같이 쳤다는 건 아닌 거죠?

◆ 임태훈> 같이 쳤는지 각각 쳤는지는 조사를 해 봐야 알겠죠.

◇ 정관용> 어디에서 쳤다는 겁니까?

◆ 임태훈> 두 참모총장께서는 계룡대 안에서 쳤으니까 국방부는 위수지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해명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장성들과 영관급 장교들은 위수지역을 벗어난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군이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이 총 몇 개입니까?

◆ 임태훈> 전국에 29개 정도 있습니다. 육군, 해군, 공군이 각각 운영하고 있고요. 공군이 한 열몇 개로 가장 많은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군이 이렇게 골프장을 여러 개 갖고 있는 이유가 뭐죠?

◆ 임태훈> 우선 목적은 체력단련을 위해서 골프장 운영한다 이렇게 이유를 말하고 있지만요. 골프가 체력단련과 관계가 있다면 스포츠이기 때문에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요. 다른 40만 정도가 병사이고 20만 정도가 장교인데 부사관이고요. 대부분은 골프를 못 치죠.

◇ 정관용> 그렇죠.

◆ 임태훈> 영관급들도 사실 야전에 있으신 분들은 전혀 골프 칠 겨를이 없고요. 주로 보직이 좋은 각군 본부나 또는 사령부나 이런 데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 치고 있죠.

◇ 정관용> 40만 장병 중에는 아마 골프채 잡아본 적 없는 장병들이 대다수 아니겠어요?

◆ 임태훈> 그렇죠. 경제적인 여건이 당장 골프채가 되게 많이 고가이기 때문에.

◇ 정관용> 우선 나이가 어리잖아요, 장병들이.

◆ 임태훈> 그렇기는 하죠.

◇ 정관용> 장교급이 되면서 골프를 배우고 골프장을 간다. 그런데 골프장은 군이 소유하고 있는 거니까 값도 싸겠네요?

◆ 임태훈> 그렇습니다. 한 7만원에서 8만원이면 캐디 비용과 차량대여, 그린 비용까지 총 그 정도밖에 안 듭니다. 민간에서는 4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소요되죠.

◇ 정관용> 시설도 굉장히 좋은가 봐요?

◆ 임태훈> 시설은 군인들이 관리하고 국가 예산으로 다 운영되니까요. 관리병들이 또 있습니다. 관리병들이 고생을 많이 하죠. 관리하는 초급장교와 간부들도 되게 많이 고생을 하고 있고요.

◇ 정관용> 군 소유 골프장은 군인만 이용 가능해요?

◆ 임태훈> 그렇지 않습니다. 현역이 90% 이용할 수 있고요. 예비역은 10%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민간인의 경우에도 출입증만 발부되면, 보안상 문제가 없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때 골프를 배워서 아는데 아버님하고 같이 공군 골프장에 가 봤거든요. 민간인도 출입이 가능합니다.

◇ 정관용> 아버님이 군 출신도 아니신 거고?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까 현역이 90%, 예비역이 10% 그랬잖아요.

◆ 임태훈> 네.

◇ 정관용> 그러면 100% 다 차는데 또 민간인이 어떻게 가죠?

◆ 임태훈> 그건 숫자가... 약속을 부킹이라고 그러죠. 그런 것들이 다 차지 않으면 들어갈 수 있죠.

◇ 정관용> 아, 예약이 다 차지 않았을 때?

◆ 임태훈> 그리고 출입증을 교부받아야 합니다.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미리 신분증과 관련 서류들을 다 보안상 검토를 맡고 출입증이 나오면 그분들은 이제 현역들이 TO가 차지 않는 이상은 같이 가서 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체력단련용이라면 사실 헬스장 이런 걸 더 많이 건립하는 게 맞는 것 아니에요?

◆ 임태훈> 물론 그렇습니다. 이게 대중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해야 하는데 병사들 같은 경우에는 제가 야전을 이렇게 다녀봤지만 사실상 헬스기구 하나 들여놓을 복지예산이 없어서 계신 대대장 분들이나 연대장 분들이 사비를 털어서 장비를 중고로 사온다든지 아름아름 친구가 헬스장을 하면 교환하는 걸 가져다가 헌 것을 가져다가 갖다놓는다든지 그렇게 해서 굉장히 시설이 열악합니다. 사실상 체력단련은 전방에 근무하시는 분들을 위주로 헬스장을 더 많이 지어져야지 안보가 더욱 튼튼해지는 것이죠.

◇ 정관용> 맞아요.

◆ 임태훈> 그런데 사실은 장군들께서는 병사 월급 대비해서 200배 차이 나는데요. 그분들이 다른 민간시설 이용하셔도 되거든요. 골프치고 싶으시면. 그리고 연간 들어가는 비용이 한 100억 원 정도입니다.

◇ 정관용> 관리 비용만?

◆ 임태훈> 네. 총 비용이요. 그리고 중기계획을 보면요, 국방부가 세워놓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200억을 책정해 놨습니다.

◇ 정관용> 무엇 때문에요?

◆ 임태훈> 인건비도 늘어나고 유지보수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그렇게 잡아놓은 것 같고요. 그리고 지금 두 곳을 더 만들 예정으로 있어요.

◇ 정관용> 그래요?

◆ 임태훈>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31곳으로 늘어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200억씩 매년 돈이 들어간다. 그리고 2곳을 더 지으면 관리비는 더 늘어나겠군요.

◆ 임태훈> 더 늘어나게 되겠죠.


◇ 정관용> 우선 군이 골프장을 갖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서 한번 근본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할 것 같고요.

◆ 임태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문제는 그 문제이고. 이렇게 군이 가장 긴장해야 할 경계상황. 그리고 또 무슨 뭐라고 그러죠? 데프콘. 이런 수위도 지금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골프장 가긴 가도 되는 거예요?

◆ 임태훈> 일단 키 리졸브 훈련으로 인해서 북한이 연일 강성발언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키 리졸브 훈련은 미군과 합동훈련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군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타격한 사례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을 군도 스스로 알지만 문제는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생각해야 하고요. 두번째 군의 사기도 생각해야 하는 거죠. 지금 장관 내정자께서 연평도 사건 때도 일본의 온천을 가시고 천안함 폭침 때도 골프장을 가시고. 지금 그래서 굉장히 도덕성이나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는 장관 내정자가 그런 안일한 모습을 보이니까 결국 밑에 있는 장성들도 안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나면 바로 독수리 훈련이 연이어 실시됩니다. 독수리 훈련은 한-미 합동훈련이 아니고 한국군만 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이 이 기간에 도발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점검을 키 리졸브부터 시작해서 독수리 훈련까지 촘촘하게 점검해야 하는 게 맞죠. 그러려면 아무리 위수지역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솔선수범을 보이면서 야전복을 입고 당연히 현장을 지켜야 되는 것이 장군의 덕목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도 군을 안 갔다 오셨지만 사실상 여성이라고 무시하는 건 아닐까. 이런 반론도 지금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 정관용> 규정상에는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이런 키 리졸브 훈련 등등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예컨대 계룡대에서 골프를 친다 이건 규정 위반은 아닌가요?

◆ 임태훈> 규정 위반은 아니겠죠. 그리고 훈련 기간에 사실상 이렇게 골프를 쳤다고 해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 정관용> 도덕적 문제가 있는 거죠.

◆ 임태훈> 정서상 문제가 있는 거죠.

◇ 정관용> 만약 위수지역 벗어난 경우에는 징계대상이 되는 거죠.

◆ 임태훈> 처벌 받아야죠 당연히요. 징계대상이 되죠.

◇ 정관용> 그럴 때는 어느 정도의 징계가 처해집니까?

◆ 임태훈> 장군이 위수지역 벗어났다고 처벌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사실상.

◇ 정관용> 그래요?

◆ 임태훈> 그리고 이 핑계, 저 핑계 다 대겠죠. 문제는 그런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보불안 플러스 우리 장군들을 따라야 될 장교들과 병사들을 생각한다면 솔선수범을 보여야 되는 것이죠. 병법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참. 국민들이 가슴이 쓸쓸할 것 같습니다.

◆ 임태훈> 그렇습니다. 국방부 내정자께서도 빨리 거취를 표명하셔서 이 안보태세가 지금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질질 끌 문제가 아니라 사퇴하시고 빨리 다른 분을 내정해야 되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임태훈>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군, 직업군인이라고 절대 골프를 쳐서는 안 된다, 이건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어떤 비상적 상황인 경우 예외로 봐야 될 것 같고요. 근본적으로 군이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서 골프장을 운영한다. 거기에 또 우리 병사들이 골프장 관리하느라 복무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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