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같은 팀 소속 직원 전원이 뇌물 사건에 연루되고, 뇌물을 상부에 상납한 혐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09년 9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당시 직원 9명은 1년 동안 7개 기업으로부터 모두 3억1천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아 수천만원에서 수십만원씩 서로 나눠가지고 일부는 상부에 상납했다고 밝혔다.
수도 서울의 징세를 책임진 서울청은 국세청의 심장에 해당하고, 탈루 세원을 조사하여 세금을 징수하는 조사국은 그 중에서도 핵심이다. 그런데도 세무조사 과정에서 상습적으로 뇌물을 받고, 더구나 팀 전체 직원이 조직적으로 개입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국세청으로서는 또 한 번 치부가 드러난 셈이다.
경찰도 팀 전체가 세무조사와 관련해 금품을 받아 분배하는 부조리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조직적이고, 상습적이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받은 뇌물은 팀장에게만 차등을 두어 더 많은 액수를 전달했을 뿐 팀원에게는 거의 균등하게 배분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는 세무조사를 둘러싼 부조리가 조직의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부분은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가 조사 대상 기업에서 선임료나 고문료를 받아 그 일부를 공무원에게 나눠주는 비리구조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경찰 조사를 통해 그 심각성이 사실로 드러난 것.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국세청이 사안이 터질 때 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비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저축은행 수사로 10여 명이 구속 또는 기소됐고, 앞서 국세청장 임명 과정에서는 고액 미술품 등을 이용한 고위직의 로비와 상납 실체가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국세청으로서도 하필, 새정부 출범에 맞춰, 그것도 국세청장의 임명을 앞둔 시점에 대형 악재가 텨져 나온 데 대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더구나 지하경제와 전면전을 선포한 시점에서 국세청이 마치 복마전처럼 비치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려 국세청의 위상과 역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세청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젊은 직원은 ''''일부 직원의 잘못된 행위로 전체 조직이 욕먹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며 ''''수년전부터 자정노력을 기울여왔고, 이미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비리에 대해서는 조직 차원에서 엄정하게 처리하되, 세무조사 중복 검증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비리 소지를 차단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