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시론]뿌리 깊은 의약품 리베이트

정부가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을 채택하는 대가인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병원장 등을 대대적으로 적발했다.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의사 119명 등 병의원관계자 124명을 형사입건하고 1300여 명은 해정처분 대상자로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행정처분 대상자 1300여 명은 대부분 리베이트를 제공한 쪽과 받은 쪽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가 도입되기 전인 2010년 11월 이전에 받은 의사다.

의약품을 채택하는 조건으로 병의원 의사들은 동아제약으로부터 적게는 1100만 원에서 많게는 3600만 원까지 받았다.

동아제약 등 제약회사들이 활용한 리베이트 제공 방식은 영업사원 교육용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의사들에게 강의료 명목으로 현금과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

또한 병원 홈페이지 광고료, 각종 설문조사료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부 의사들은 동아제약으로부터 명품 시계나 의료장비 등을 제공받기도 했다.

제약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제약회사와 병의원 의사들 사이에 거래되는 리베이트 규모는 대략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이 설치된 2011년 4월 이후 2년 동안 208명이 기소되고 6100명에게는 행정처분이 통지됐다.

그러나 적발되더라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은 대부분 자격정지다.

자격정지는 최대 12개월까지 이지만 12개월까지 처분된 경우는 한 건도 없다.

자격정지 처분도 행정소송을 활용해 무혐의로 나온다.

리베이트에 대한 단속권한을 갖고 있는 보사부의 단속의지도 의문이다.

쌍벌죄가 2010년 11월부터 시행됐으나 2012년 7월까지 적발된 5634건 가운데 0.18%인 10건만이 쌍벌죄가 적용됐다.

이처럼 행정당국의 의지가 없는데다가 처벌 수위까지도 약하기 때문에 리베이트는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대부분 약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약효가 비슷한 약품을 수입하거나 복제약을 제조하고 있다.

그리고 병의원의 의약품 채택은 의사가 하다 보니 약품을 팔기위해서는 의사와 비정상적인 거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리베이트 거래를 시행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의 영업실적의 격차는 클 수밖에 없다.

제약업체와 병의원과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쌍벌죄만으로는 부족하다.

리베이트가 결국 의약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보건당국의 강한 의지와 유명무실한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제약회사들의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신약개발을 촉진시켜서 복제약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제약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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