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6일 새벽 1시) 비공개 안보리회의를 열고 대북 제재안 초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다. 미국과 중국이 4일 제재 수위에 대해 잠정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이번 회의에서 미중 합의대로 초안이 확정될 경우 이번 주 안에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다.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현재 논의가 ''협의''수준이라며 "아직 완전히 합의에 이른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여기서 ''상당한 진전''은 미국과 중국의 잠정 합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에 대한 결의(2087호)보다 더 강화된 제재안을 추진하는 미국에 맞서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적절한 제재''를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과 미국 쪽으로 입장이 다소 기운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5일 시작) 전에 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양회가 끝나는 17일 뒤 결의안이 나오면, 시기적으로 대응하는데 너무 늦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일 비공개 회의에서 초안이 완성되지 못한다고 해도, 결의안 도출에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미중 간 이견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결의안 채택은 늦어지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대북 제재 결의안의 초안에는 기존 대북 제재보다 한층 강화된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결의 2087호는 캐치올(Catch All) 형태의 금융제재, 선박 검색 강화, 현금다발인 벌크캐시(Bulk Cash) 단속 의지 표명 등이 담겨 있다.
이에따라 새 결의는 이들 제재와 관련해 ''촉구한다(encourage)'', ''요구한다(demand)'' 등의 표현을 ''결정한다(decide)'' 등 강제조항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범위 역시 금융과 해운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북금융제재 수위가 얼마나 될지가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제재와 유사한 방식으로 금융제재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언급되는 금융기관이 중국계인 경우가 있어 중국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우리 정부 관계자는 결의안 제재 수준과 관련해 "(평화에 대한 위협, 파괴, 침략 행위 등에 대한 강제적 대응조치를 담은) 유엔헌장 7장을 결의안에 원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7장을 원용한다고 해서 군사적 조치까지 염두에 둔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