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재정위기를 겪던 영국 정부가 공무원 대량 감원 등 긴축계획을 내놓고 있었는데 루니는 5년간 매주 20만 파운드(약 3억 6000만 원)나 받는 계약을 따낸 까닭이다.
아내 몰래 바람피우고 소속팀 감독과 비난 공방을 벌이는 말썽꾼에게 가당찮은 ''돈벼락''이라는 것이다.
독자 1000여 명도 온라인에 몰려들어 ''축구선수들은 탐욕스러운 은행가와 동급''이라는 식의 비난 댓글을 남겼다.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는 와중에 짧은 댓글 하나가 루니를 살렸다.
''그래도 그 중 50%는 세금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 동네북 경제를 넘어/제정임/오월의봄
신간 ''동네북 경제를 넘어''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에 따르면 영국은 2010년 연봉 15만 파운드(약 2억 7000만 원) 이상 버는 최고소득 계층의 소득세율을 종전 40%에서 50%로 올렸다.
경제위기로 재정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으니 능력 있는 계층에게 더 걷겠다는 조치다.
루니의 연봉 가운데 절반은 국고로 들어가 저소득층의 복지재원 등으로 쓰이는 셈이다.
책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축구선수의 한 주 수입이 대다수 월급쟁이의 연봉보다 많은 미친 소득구조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재분배 기능이 작동하기에 영국인들은 흥분을 가라앉혔는지도 모릅니다.
루니의 엄청난 소득은 재능과 노력의 결과이긴 하지만 영국이 아닌 아프리카라면 꿈도 꿀 수 없었을 거라는 점,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을수록 많이 갚아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74쪽)'' 반면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종합부동산세를 유명무실화하는 등의 조치로 이후 5년간 90조 원이 넘는 세수를 줄였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부유층과 대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이면 투자와 소비가 늘어 저소득층도 혜택을 입는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실제 지구상에서 입증된 적이 없는데도 감세를 고수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발상지인 영국과 미국이, 이 길이 아닌가벼 하고 방향을 틀었는데도 우리 정부는 부자 감세를 줄기차게 붙들었고, 그 중 가장 목청을 높인 이가 1997년 국가부도 위기 당시 주무부처 차관(강만수 현 산은금융그룹 회장)이었다는 사실이 참 불길하고 착잡했습니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오히려 부자 증세를 해야 탄탄하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176쪽)'' 이 책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쓴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들려 주는 한국 경제 진단서다.
제 교수는 지난 5년간 대다수 국민을 허탈과 분노에 빠뜨린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캐낸다.
향후 5년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금융시장, 부동산, 가계부채, 노동문제, 복지사회, 남북문제 등 한국 경제의 과제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시대를 사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