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국민 담화 발표 현장에서 박 대통령은 시종일관 이전까지의 기자회견이나 회의주재 때에는 볼 수 없었던 매서운 눈빛으로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 문제 등 핵심 쟁점을 설명할 때 한층 올라간 목소리 톤과 격한 손짓을 통해 박 대통령의 격앙된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현장을 지켜본 취재진들은 "보통 때와 눈빛이 다르다",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등 이례적인 모습에 한마디씩 평가를 내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박 대통령을 오래 봐 왔지만 이번 같은 표정은 처음 봤다"고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조근조근 의사를 전달하는 화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평소 스타일을 제쳐두고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격앙된 모습을 그대로 내보였다.
그만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지연으로 국정운영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 대해 박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에 없는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그 효과는 그리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대국민 담화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을 민주통합당은 "장기를 두는데 대통령이 장기판을 엎으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여권 내에서도 이날 박 대통령의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저렇게 정색하고 얘기하면 누가 앞에서 싫은 소리를 할 수 있겠냐"라며 "박 대통령 주변에 왜 예스맨만 있다는지 이제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