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청각장애 학교에 다니는 홀리 마스크(14)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았다.
4살 때 언니인 하이디를 따라 농구 구경을 다니다가 농구를 직접 하게 된 마스크는 지난해까지 학교 여자 농구팀에서 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올해 8학년이 되면서 여자농구 선수들이 대부분 같은 학교 남자팀의 치어리더로 변신하는 바람에 여자팀이 없어졌다.
마스크의 어머니 데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잘 때도 농구공을 끌어안고 자는 아이라 농구를 그만두라고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마스크는 같은 학교 남자팀으로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올해 남자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평균 6.9점을 넣으며 쏠쏠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여자팀에서 거둔 14점에 비하면 득점이 반 토막이 났지만 힘과 체격 조건이 모두 월등한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6.9점은 대단한 기록이다.
포인트가드를 맡은 마스크는 농구화를 신은 키가 157㎝로 팀 내에서 가장 작고 가장 어리기까지 하다.
팀에서 유일한 여자에 최단신, 최연소로 불리한 조건은 모두 갖췄지만 그는 당당한 주전으로 뛰고 있다.
역시 청각 장애를 가진 바네사 아프 코치는 "경기에서 단 1분이라도 마스크를 교체할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프 코치는 "팀 동료 선수들이 홀리를 선수로서 존중하는 것은 물론 코트 밖에서도 매우 잘 따른다"고 말했다.
뉴욕 청각장애 학교는 지난주 미국 코네티컷주의 세인트 루크학교와 경기를 했다.
성 루가학교는 비장애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이 학교는 불리한 여건인 뉴욕 청각장애 학교를 배려해 주요 선수들을 코네티컷주에 남겨놓고 원정길에 나섰다.
전반이 끝났을 때 점수는 24-9였고 마스크는 한 점도 넣지 못했다.
아프 코치는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수화를 통해 몸싸움을 더 많이 할 것을 주문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열정적으로 하라"고 독려했다.
결국 마스크는 후반에 과감한 골밑 돌파로 한 골을 넣었고 자유투 2개 가운데 1개를 성공, 3득점에 어시스트와 리바운드를 2개씩 기록했다.
팀은 27-47로 졌지만 풀 타임을 뛰면서 실책을 1개밖에 하지 않은 안정감이 돋보였다.
상대팀의 노엘 토머스 코치는 "패스 감각이나 수비는 매우 뛰어나다"며 "슛만 보완하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또 "전혀 여자 선수나 청각 장애 선수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34번 선수로만 기억된다"고 놀라워했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에서 맹활약한 제러미 린의 이름을 본떠 ''홀리 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마스크는 "오늘 레이업을 넣을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며 "결코 농구를 그만두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프 코치는 "홀리는 잘 들을 줄 안다"며 "그것이 홀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