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병관, K2 전차 국산부품 수입산 변경에 가담 의혹

무기중개업체 근무 시기와 ''파워팩'' 수입 결정 시점과 정확히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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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무기 수입업체의 고문을 맡고 있던 2010년 하반기부터 2012년 6월 사이에 K2 흑표 전차의 ''파워팩''이 변경되는 과정이 담긴 문건을 CBS가 단독입수했다. 김 후보자의 로비가 주효했을 정황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김병관 후보자는 무기수입 업체 유비엠텍에 비상근으로 근무하는 동안 K2 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이 국산에서 독일산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유비엠텍이 기동장비 디젤엔진의 국내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 자문만 했을 뿐 무기도입과는 상관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산 파워팩이 독일산으로 대체되는 과정에 김 후보자가 깊숙이 관련됐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합작회사 설립문제에 대한 자문을 했을 뿐이라는 김 후보자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관련 자료들을 김 후보자나 유비엠텍 양측 모두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유비엠텍은 이른바 무기중개상이지 무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라는 게 전현직 군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CBS는 김 후보자가 유비엠텍에 고문으로 있던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 사이에 국산 파워팩이 수입산 파워팩으로 서서히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국회보고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의결요지'' 문건을 입수했다.

이 문건을 보면 김 후보자가 유비엠텍에 고문으로 들어간 2010년 6월에서 6개월이 지난 12월 17일 열린 46회 방추위 회의에서 초도양산계획(안)이 심의됐다. ''국산 파워팩 개발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일정 차질이 클 경우 해외 도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4개월이 다시 흐른 2011년 3월에 초도양산계획 수정(안)이 48회 방추위에서 논의되는데 ''국산 파워팩을 계속 개발해 초도양산시 적용하되, 기준 미달이나 중대결함시 해외도입으로 전환하다''는 것이었다. 46회 방추위보다 해외 파워팩으로 한발짝 더 나간 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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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6월 55회 방추위에서는 ''초도양산 파워팩 적용(안)''이 심의됐는데 ''운용시험평가중에 중대 결함에 대비해 해외 협상을 병행한다''는 내용이 논의됐다. 48회 방추위의 논의에 비하면 해외 파워팩에 성큼 다가섰음을 알 수 있다.

55회 방추위 의결 내용을 좀더 자세히 보면 "운용시험평가중 중대결함이 발생하는 경우 즉각 해외 파워팩 도입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독일 제작사 측과의 협상도 병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독일 MTU사를 염두에 둔 결정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인 2012년 4월 열린 57회 방추위에서 ''초도양산되는 K2 전차에 해외 파워팩을 적용하고 2차 양산분은 국산 파워팩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 개발.보완하는 방안''으로 최종 결론이 난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는 2조원 규모의 차세대 전차사업인 K2사업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 파워팩이 국산에서 수입산으로 바뀌던 시기에 유비엠텍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활동하며 퇴직금 7천만원을 포함해 2억원을 받았다. 유비엠텍은 독일 MTU사의 국내 중개업체이고, MTU사는 K2 전차의 해외파워팩 생산업체다.

또 김 후보자가 유비엠텍을 위해 일하고 있을 때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었고, 김관진 장관은 김 후보자와 동기(육사 28기)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K2 전차는 외국산 핵심 부품이 들어간 K1 전차를 국산화 하는 사업으로 1992년 5월부터 추진된 우리 군의 숙원사업이었다. 이에 따라 K2 사업의 핵심은 당연히 핵심 부품의 국산화로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파워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K2 전차에 수입 파워팩을 장착하게 되면 20년에 걸친 K2 사업은 엄청난 예산만 낭비하고 사실상 무위로 돌아가는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결국 독일산 파워팩 장착으로 결정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해외 파워팩 장착 결정 과정 등에 대한 감사를 벌여 독일산 파워팩 적용을 재결정하라고 통보했다. 또 방위사업기동본부장(준장)에 대한 강등과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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