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내려받은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이 화근이었다.
A양은 채팅앱을 통해 20살 남성과 대화를 했다.
A양은 이 남성과 얼굴 사진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대화 도중 남성이 ''조건만남''을 제안했다.
하지만 A양은 거절했고 카카오톡 아이디만 주고 받았다.
A양은 연락을 끊고 싶었지만 남성은 끈질기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결국 남성은 A양에게 "내가 조건만남을 제안했는데도 나랑 계속 연락했으니 너도 허락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진짜 나랑 만나주지 않으면 너는 조건만남을 하는 애라고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2. 지난해 6월 B(15·중2)양은 랜덤채팅에서 만난 17살 남성에게 사이버 성폭력을 당했다.
랜덤채팅에서 만난 이 남성과 대화를 하다가 카카오톡 아이디를 주고 받았다.
카카오톡에서 다시 만난 이 남성은 B양에게 다짜고짜 성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B양이 하지 말라고 했지만 수위는 점점 올라갔다.
이 남성은 자신의 친구까지 카톡방에 초대해 "성폭행하겠다"는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
B양은 수치스럽고 무서웠지만 신고를 해야 할지 학교에 알려야 할 지 몰랐다.
■ 성인인증 절차없이 이용 가능
청소년 상담단체인 사이버또래에는 A양, B양과 같은 상담이 빗발친다.
채팅앱 관련한 범죄 대응 방법에 관한 문의가 주를 이룬다.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가 없고 성별만을 입력해 이용이 가능한 채팅앱을 통해 청소년들이 성매매, 성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청소년 성매매 검거 건수 419건 중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이 청소년 성매매의 경로가 되는 경우가 368건으로 87.8%나 차지했다.
■ 신상공개 등 2차 피해 우려
채팅앱을 이용한 성매매는 신상 공개 등으로 인한 2차 피해의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사이버또래 상담실 관계자는 "성매수자들이 인터넷에 전화번호 등을 올려 자신이 만났던 혹은 만나는 여성을 다른 남성에게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면서 "신상과 아이디, 전화번호가 공개되면서 자신이 모르는 남성에게 연락이 오고 협박을 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엄청난 성구매자 시장이 존재해왔고 이것이 전자기기의 발달로 형태가 변화한 것"이라면서 "앱 기획자, 판매자들이 문제의식 없이 유포하고 이에 대한 규제도 전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기심 있는 청소년들이 접속했다가 ''부모한테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는 식으로 덫에 걸리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규제 법 개정도 지지부진
이 같은 채팅앱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를 규제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지난해 10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청소년 성매매를 암시하거나 유발하는 정보를 올리거나 유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지난 해 10월 30일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이노근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청소년 성매매 유발 정보 등이라는 단어들로 인해 애매모호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과잉규제일 수 있다는 이유로 불발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회의원들도 지난 달 스마트폰 채팅앱 등 일부 청소년 유해 콘텐츠에 대해 성인인증 등 기술적 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인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법에 대해서도 개인정보수집 폐지법과 상충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