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받았던 특정업무경비 3억원 전액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참여연대가 추진중인 횡령혐의 고발에 대해서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 후보자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국회 표결도 있기 전에 사퇴할 경우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는 것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자신사퇴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지난달 진행된 청문회에서 사실과 다른 의혹이 양산되면서 ''괴물 이동흡''이 만들어졌다"면서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인격살인을 당한 상태인 만큼 지금으로선 명예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업무경비를) 한 푼이라도 더 받거나 개인적으로 횡령한 사실은 없지만 (개인통장에 넣고 쓴 것은) 잘못된 관행이었다"면서 "내가 통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바람에 기획재정부가 최근 특정업무경비 지침을 개선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인사청문회 이후 보름 이상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칩거해 온 그가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은 청문회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일부 나오는 등 여론이 비교적 잠잠해진 틈을 타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데 골몰하고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참여연대가 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이동흡 후보자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한데 대한 사전 대응 성격도 짙다.
참여연대는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 3억 2천만 원을 개인계좌에 입금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돈을 신용카드 대금 결제와 개인 경조사비에 썼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 사용 내역에 대해 어떠한 증빙자료도 제출하지 않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횡령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동흡 후보자가 ''국회에서 표결로 처리해 달라''로 정면돌파 카드를 꺼냄에 따라 국회에는 새로운 부담이 생겼다.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당선인도 지명철회나 자진사퇴 요구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헌재소장 공백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회가 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표결로 처리하자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자진사퇴를 바라는 의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을 한 상황에서 임명을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면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순리고, 또는 후보자 본인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내가 공직을 맡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순리인데 이 두 가지 문제를 전부 다 해결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국회에서 표결을 해서 부결을 시키든 또 원하는 분이 많이 계시면 통과를 시켜야 한다"고 조속한 국회처리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동흡 후보자는 능력이 부족하고 부적절한 처신이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조속한 즉각 사퇴만이 해결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박근혜 당선인의 최근 인사청문회에 대한 문제제기 등에 기대어 버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후보자의 즉각 사퇴와 지명철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박 당선인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