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에게 잘 보이고 싶었지만, 이 말단 공무원은 그러나 재채기를 해 장관 머리에 자신의 침과 코를 잔뜩 묻히는 실수를 하고 만다.
공무원은 실수를 되돌리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만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간다.
미국 출신 세계적인 극작가 닐 사이먼의 희극 ''굿닥터''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인 ''재채기'' 내용이다.
연극 무대를 머릿속에 그리기만 해도 딱한 말단 공무원이 벌이는 좌충우돌에 절로 웃음을 짓게 되고, 한편으로는 연민도 품게 된다.
닐 사이먼은 서민 삶의 애환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데 정평이 나 있는 작가다.
그런데 크로스오버 오페라팀 ''가문의 영광''과 ''조이피플''이 함께 제작하는 굿닥터에는 더욱 특별한 재미가 있다.
연극뿐만 아니라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의 굿닥터는 그냥 연극이 아니라 드라마와 오페라를 절묘하게 조합시킨 ''오페라마''이기 때문이다.
재채기 에피소드에서는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중 ''축제의 노래''가 열창 된다.
혹시 연극에서 접하는 오페라 아리아 수준에 회의를 품는다면 출연진을 한 번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듯하다.
소극장 오페라의 신화로 불리는 ''사랑의 묘약'' 테너 이지성과 바리톤 권한준, 오페라 ''라보엠'', ''피가로의 결혼'' 등의 주역인 소프라노 하은영, 뮤지컬 배우 김가예 등이다.
특히, 아주 가까운 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오페라 아리아는 그 미세한 울림까지 온전하게 관객들의 마음과 귀로 전해진다.
오페라마 굿닥터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처음 공연이 시도돼 호평을 받았다.
2월 14일부터 ''시즌2''가 공연되는데, 올해는 기존 출연진에 소프라노 박찬정과 김정아, 홍지아가 가세해 음악적인 풍성함을 더했다.
또 노년기 남녀의 소박하고 애틋한 사랑을 담은 ''늦은 행복''이 추가돼 총 에피소드가 5개로 늘었다.
시즌2는 6월 1일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상 오후 8시) 그리고 토요일(오후 4시)에 공연되며, 장소는 서울 창덕궁 옆 ''북촌나래홀''이다.
관람료는 2만 원, 공연 문의는 02-988-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