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색다른 경쟁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이곳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사람 살기 좋은 터로 인정받고 있는 까닭이다.
SH공사는 2014년까지 은평구 진관동에 한옥마을을 조성할 목적으로 은평 뉴타운 3-2지구 내 단독주택 부지 100여 필지(약 3만㎡)를 분양하고 있다.
서울시와 은평구가 한옥마을 조성에 힘을 쏟는 만큼 이곳은 서울 서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23일 은평 한옥마을 부지에서 만난 채영석(64) 한국자연풍수지리연구소 소장(대한민국풍수지리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이곳을 ''천복지지(天福之地)''로 불렀다.
인위적인 꾸밈없이 자연이 내린 살기 좋은 터라는 의미다.
30여 년간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한 채 소장은 지관(地官)이었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한학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땅에 관심을 갖게 된 풍수지리학자다.
그는 "풍수지리학은 바람과 물과 땅이 맞물려 돌아가는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특히 가거지(사람이 사는 집터)를 선정하는 데 유용하다"며 "은평 한옥마을의 경우 뒤로 맑은 기운을 가진 산과 앞에 넓은 들이나 물을 지닌 지형인 ''배산임수'', 뒤가 높고 앞이 낮아 배수·통풍이 잘되는 ''전저후고'', 뒤가 넓고 앞이 좁아 기운이 잘 들어오는 반면 빠져나가기는 어려운 ''전착후관''을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라고 말했다.
채 소장에 따르면 은평 한옥마을은 한양의 태조산(太祖山)인 도봉산에서 뻗어나와 중조산(中祖山)인 북한산으로 들어온 맑고 강한 맥이 지나는 터다.
더욱이 일반적으로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기운이 이곳에서는 남에서 북으로 역행하는데다 기운이 빠져나가는 정북 방향의 ''수구''가 산으로 켜켜이 맞물려 있다.
이에 대해 채 소장은 "결과적으로 좋은 기운이 다른 터보다 오래 머물 수 있는 조건을 타고난 것"이라며 "풍수지리학적 여건이 좋으니 사람이 모이고 그만큼 인정도 푸근해지는, 가거지로서 최상의 조건"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은평 한옥마을의 지리적 이점은 가격 경쟁력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김옥준 SH공사 판촉1팀 과장은 "분양가는 각 부지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당 200만~220만 원으로 조성원가보다 낮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한옥마을 조성을 위한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 1차 공고를 낸 19필지 가운데 5필지가 우선 분양된 덕이다.
김 과장은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전국의 한옥마을 용지 분양이 거의 전무한 가운데 얻은 성과여서 고무적"이라며 "추가로 분양할 용지를 선정해 3월 중 2차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