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式 밀실인사가 자초한 예고된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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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형성 과정과 두 아들 병역문제 등으로 각종 의혹이 시달리던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29일 자진사퇴하기로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밀실인사''가 또다시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당선 이후 첫 인사였던 윤창중 대변인 임명 논란에서부터 이미 검증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이 끝까지 자신의 인사스타일을 고수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김 전 후보자는 이날 저녁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통해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드려 국무총리 후보자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박 당선인 주변에서는 "예고된 참사"라는 자조섞인 한탄이 흘러나오고 있다. ''철통보안''을 인사의 최고 가치로 두고 박 당선인 자신과 소수의 측근에 의해 진행된 인사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미 김 전 후보자 사퇴 이전에도 감지됐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연일 쏟아지는 김 전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박 당선인이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밀실에서 소수에 의해 인사가 이뤄지다 보니 제대로된 인사 검증을 거치지 않고 김 전 후보자를 지명했고 때문에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자 박 당선인 스스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 당선인은 당선 이후 총리 후보자 지명을 비롯해 인수위원 임명, 대변인단 임명 등 수차례 인사를 단행했지만 검증 여부는 고사하고 아직까지도 박 당선인이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인사를 하는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박 당선인의 측근들조차 인사와 관련해 "나도 모른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유행했을 정도다.

사실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이 이번만이 아니다. 박 당선인은 당선 닷새 뒤 보수논객 출신 윤창중 대변인을 임명하면서 국민정서에 반하는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윤 대변인의 임명으로 관례적으로 대통령 취임 전까지 유지돼오던 당선인과 언론의 허니문 기간이 당선 닷새만에 끝났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김 전 후보자 사퇴 훨씬 이전부터 박 당선인 주변에서는 ''시스템 인사''의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돼 왔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인사가 시스템으로 이뤄져야지 몇몇 사람에 의해서 이뤄지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우려를 전달해야 하는데 박 당선인이 그동안 수많은 비판에 대해서도 끝까지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성공한 케이스가 많아서 주변에서 그런말을 쉽게 꺼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가 알아서 할께요''라는 한마디면 끝난다"고 밝혔다.

결국 이같은 우려섞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이 끝까지 자신의 인사스타일을 고집하는 바람에 총리 후보자 인선 실패는 물론 불통 이미지만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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