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사회지도층과 연예인들의 병역면제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병무비리수사팀이 군·검·경 합동으로 꾸려졌다.
감옥에 수감돼 있던 병역브로커 김대업씨까지 참여시킨 야심찬 수사였지만 내부 이견과 외부의 압력 등으로 수사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데 당시 병무비리 수사 과정에서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첫째 아들 현중씨 이름도 거론됐었다고 군검찰 출신 관계자가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수사팀 가운데 한 명이 "김현중씨의 병역자료를 보고 냄새가 풀풀나기는 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고, 다른 것으로 부담도 되고 바빠서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중씨가 군면제를 받을 당시 김용준 후보자가 대법관이었던 데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아들 정연씨와 또 다른 고위법관의 아들도 체중으로 군대를 면제 받아서 고위법관의 아들은 몸무게로 군대 안가냐는 농담까지 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중씨나 정연씨 등 고위법관 자제 세 명이 재검을 통해 병역을 받은 곳이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국군 A병원이었고, 이례적으로 병원장이 이들의 재검을 직접 담당했다고 한다. 특히 이 병원장은 2002년 대선 직전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에 대한 병역문제가 불거졌을 때 수사팀 내부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전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가 불거졌던 2002년 5월 당시 문화일보는 ''사회 관심 자원(병적 내용)''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도한 바 있고, 2001년 5월에는 주간지 시사저널은 고위층 자제 85명의 병역 면제 판정 기록을 적은 ''사회관심자원'' 자료에 김 후보자의 이름이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현중씨의 서울대 법대 동기인 한 변호사도 "이회창 전 후보의 아들 정연씨가 체중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 문제가 됐을 때 법대 동기들 사이에서도 "김용준 대법관도 대통령 한다고 나왔으면 저렇게 될 뻔 했는데 다행이다"는 얘기까지 오갔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1999년 당시 수사팀에 직접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김용준 후보자의 장남 현중씨는 1989년 몸무게 미달로 입영면제 판정을 받았고, 5년 뒤에는 둘째 아들이 ''통풍''으로 역시 입영면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총리실 관계자는 "현중씨가 수사선상에 올랐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곧 김용준 후보자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