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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고성현 "지성과 야성의 찰떡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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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을 노리는 배드민턴 남자복식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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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우승컵을 거머쥔 이용대(25, 삼성전기)-고성현(26, 김천시청). 호흡을 맞춘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이뤄낸 우승이었다.

특히 세계 랭킹 1위인 카르스텐 모겐센-마티아스 보에(덴마크)를 누르고 오른 정상이라 더 값졌다. 게다가 최근 4개 국제대회 연속 정상의 상승세다. 이런 기세라면 현재 10위인 세계 랭킹에서도 정상 등극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 10월에야 짝을 맞춘 이 콤비의 강점은 과연 무엇일까.

▲높이 업그레이드 "15cm는 더 큰 것 같아요."

이용대-고성현 조는 대표팀의 야심작이다. 당초 남자복식 간판으로 세계 랭킹 1위를 달렸던 이용대-정재성(31, 삼성전기) 조를 뛰어넘을 회심의 카드다. 런던올림픽 이후 정재성의 뒤를 이어 이용대의 짝을 이룰 파트너를 오랜 기간 고심한 끝에 고성현을 낙점한 것이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이후 이용대의 파트너로 몇몇 후보를 신중하게 저울질한 끝에 만든 조합"이라면서 "국제무대 활약으로 잘 알려진 이용대와 달리 고성현은 아직 상대의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아시안게임은 물론 2016년 브라질 올림픽까지 호흡을 맞춰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높이가 좋아졌다. 고성현은 180cm가 넘는 신장으로 비교적 단신인 정재성(168cm)과는 10cm 이상 크다. 역시 180cm대인 이용대와 짝을 이루면서 어느 팀과 붙어도 신장에서는 밀리지 않게 됐다. 타점 높은 공격과 상대적으로 넓은 활동 반경이 더해진 것. 그러면서 이용대의 수비 부담도 줄어들었고, 장기인 네트 플레이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용대-고성현은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185cm 장신의 보에-모겐센을 상대로 신장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이용대는 "(정)재성이 형도 파워가 좋았지만 (고)성현이 형은 신장까지 갖췄다"면서 "쉽게 3~4점은 딸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중수 감독도 "아무래도 팔 길이나 키에서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수비 범위가 넓어졌고, 이용대의 체력적인 부담도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야성과 지성'' 성격까지 환상 궁합

이용대-고성현

 

두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과 성격도 궁합이 잘 맞는다. 고성현이 거친 야성의 이미지라면 이용대는 세심한 살림꾼 쯤이 될 것이라는 게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고성현이 높은 점프력을 이용한 강력한 스매시를 주무기로 한다면 이용대는 폭넓은 수비와 지능적인 네트 플레이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오픈 결승에서도 고성현이 후위에서 세찬 공격을 퍼붓고 이용대가 전위 네트 앞에서 영리한 플레이로 마무리하는 환상 호흡에 보에-모겐센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강경진 대표팀 코치는 "성현이의 높은 점프에 이은 스매시는 유럽 장신 선수들도 두려워 할 정도"라면서 "몇 번 스매시를 날리면 상대의 기를 죽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격 역시 마찬가지다. 이용대는 "경기 중에 성현이 형은 자주 파이팅을 외치지만 나는 자제를 하려고 한다"면서 "성현이 형이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면 나는 냉정하게 경기 흐름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잔 실수 줄이고, 체력 보강하면 세계 정상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손발을 맞춘 지 이제 3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두 선수다.

고성현은 실책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리아오픈 결승에서도 이용대보다는 고성현의 미스가 더 많았다. 특히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셔틀콕이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을 벗어났다.

고성현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잔 실수를 줄인다면 경기력이 훨씬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김중수 감독 역시 "고성현이 이용대와 호흡을 맞추면서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그러나 세계 톱클래스로 가기 위해서는 어이없는 실책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대는 수비와 체력 보강을 언급했다. "아직 성현이 형과 호흡은 80~90% 정도"라면서 이용대는 "나머지 10~20%는 마지막 수비, 랠리 중 드라이브에서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것만 이뤄진다면 보에-모겐센은 물론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차이윈-푸하이펑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용대-고성현은 코리아오픈 우승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14일 말레이시아오픈 슈퍼시리즈 출전을 위해 출국했다. 완성을 위한 진행을 거듭하고 있는 두 콤비의 활약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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