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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하고 싶으면 8만 원?"…경범죄 처벌 개정안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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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부재리 원칙에 걸려 ''면죄부'' 악용될 수도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이 ''''구걸행위 등''''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스토킹''''에 대한 범칙금 조항이 신설돼 다시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스토킹을 포함해 경범죄 처벌항목을 28개 더 늘린 경범죄 처벌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난 3월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조치로, 경찰청은 내년 1월 7일까지 입법예고 기간 동안 개정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접수 중이다.

시행령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토킹''''에 대해 8만 원의 범칙금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스토킹은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지켜보기, 따라다니기, 잠복해 기다리기 등 행위로 정의됐다.

◈ 스토킹에 8만원..외려 면죄부될 수도

스토킹에 대해 8만 원의 범칙금을 매긴 것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8만 원의 범칙금으로 스토킹을 막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먼저 ''반(反)스토킹 법''을 시행 중인 미국이나 ''스토커 규제법''을 시행 중인 일본이 스토킹 행위를 최고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것에 비해 너무 경미해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범칙금 설정이 ''''면죄부''''를 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같은 범죄에 대해 두 번 처벌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일사부재리 원칙''''에 걸려 제대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종화 변호사는 ''''스토킹이 정도를 넘어설 경우 협박이나 폭행 등으로 형사처벌 할 수 있는데, 경범죄 통고처분에 따라 범칙금을 냈다는 이유로 오히려 나중에 형사재판을 면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법원은 지난 2007년 한 여성을 17년 동안 스토킹한 30대 남성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스토킹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도 형사재판을 통해 강력하게 처벌한 사례도 있다.

게다가 경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는 재판 없이 경찰서장이나 해양경찰서장이 통고처분으로 범칙금을 부과하게 된다.

결국 경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경찰이 판단하게 되는데, 어디까지를 스토킹으로 처벌할 것인지 하는 부분도 경찰관 자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앞서 지난 3월 경범죄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됐을 때도, ''구걸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구걸이 아닌 가만히 엎드려 구걸하는 행위까지도 처벌할 것인지 등 처벌수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대해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경범죄처벌법은 경찰이 시민의 일상을 장악하겠다는 일제시대의 잔재이자 경찰의 행정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 입법예고 기간 거쳐 내년 3월부터 시행

한편,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스토킹 외에도 28개의 범칙금 항목이 추가로 신설됐다.

출판물 부당게재와 거짓광고, 업무방해, 암표 매매 행위에는 최고액인 16만원 범칙금이 설정됐다.

빈집 등 침입, 흉기은닉휴대, 거짓신고, 도움필요한 사람에 대한 신고불이행, 거짓인적사항 사용, 자릿세 징수, 장난전화 등의 행위에는 8만원, 특정단체 가입강요, 과다노출, 지문채취 불응 등에는 범칙금 5만원을 내야한다.

개정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접수한 뒤,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내년 3월22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경찰청은 오는 5일 경찰청 관계자와 관계부처 실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범․즉심 업무개선을 위한 관계부처 실무 워크숍''''을 열고 개정된 법령의 시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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