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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진구 한혜진 등 ''26년'', 가슴 먹먹…''잊지말자'' 큰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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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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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관람가, 29일 개봉

ㅎㅎ

 

민감한 정치적 소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강풀의 동명웹툰이 원작인 영화.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 단죄를 위한 작전을 펼친다는 내용의 액션 복수극이다. 15세 관람가, 29일 개봉. 

신진아= 먼저 2008년 외풍에 엎어진 뒤에도 끝까지 놓지않고 ''26년''을 제작한 영화사 청어람과 쉽지 않은 작품을 연출한 조근현 감독, 그리고 이경영, 장광, 한혜진, 진구, 배수빈, 임슬옹 등 모든 배우들과 참여한 모든 스태프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후반부의 조금 아쉬운 점은 그냥 그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예쁘게 감싸주고 싶다.

황성운= 저 역시도 후반부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림이 상당했다. 당시를 경험했던 유족이라면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것같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설령 5.18과 관련이 없더라도 분노를 느낄 것같다.

신진아= 중반까지는 거의 울면서 본거 같다. 나중에 본격적인 그 사람 단죄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려 냉정을 되찾았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5.18 당시의 참혹한 현장부터 그 이후 살아남은 5.18 유족들의 상처로 얼룩진 현재까지 너무나 화가 났고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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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운= 영화의 시작을 애니메이션으로 한 선택은 정말 좋았다. 5.18에 대한 부분은 가볍게 훑고 지나가면서도 영화를 끌고 가는 중심 감정으로 굳건히 자리잡아야 한다. 애니메이션으로 했기에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또한 이 영화가 사실적인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했지만 영화이자 픽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는 장치로도 활용된다.

신진아= 처음에는 제작비 절감을 위한 선택인가 싶었는데, 그걸 떠나서 애니메이션이 훨씬 더 신선했다. 감정의 진폭도 컸다.

황성운= 언론시사 기자회견에서 그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작비는 비슷하다고 하더라. ''마당을 나온 암탉'' 오성윤 감독이 대표로 있는 오돌또기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색채, 그림을 보여준다. 이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신진아= 5.18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복수에 나서는 5.18 희생자 자녀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효과적으로 잘 각색됐다. 복수에 나선 자녀는 5명에서 3명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진구와 한혜진, 임슬옹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슬픔과 현재의 아픔을 잘 전달한다. 진구의 얼굴에 칼자국난 에피소드도 먹먹했고 한혜진이 알코올중독자 된 아버지가 경찰서에서 난동부리자 ''그냥 죽어라 아버지야''라고 읊조릴 때도 마음 아팠다. 나중에 술취한 노숙자에게 돈 쥐어주면서 밥먹고 술마시라고 말하는 에피소드도 진짜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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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운= 영리한 변화를 통해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 설계자 이경영과 그의 아들 배수빈의 관계는 다소 변동이 있다.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원작과 또 다른 설득력을 만들어냈다. 영화의 흐름도 원활했다. 배우들 연기는 특히 진구가 돋보였다. 진구는 26년이 최초 영화 제작을 시도했을 2008년부터 캐스팅됐던 배우다. 그 당시엔 김갑세의 아들 김주안 역이었다. 근데 김주안을 맡았으면 영 안어울릴 뻔했다. 조직폭력배 곽진배 역이 훨씬 더 잘 어울렸다.

신진아= 진구 출연작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진구가 이번 영화에서 액션을 도맡았다. 더불어 긴장된 분위기를 이완시키는 역할도 잘했다. 맨처음 그 사람 집앞을 습격하는 장면에서도 경호원들을 살살 놀리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30~40명의 경호원들과 날라차기하면서 액션신을 연출하는데, 이걸 3일간 찍었다고. 시사 이후 진구에 대한 반응이 매우 뜨겁다는 전언이다.

황성운= 조폭다운 매서움과 능글능글함을 동시에 갖춰 웹툰 속 캐릭터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전라도 출신이 아닌데 입에 착 달라붙는 사투리 연기도 흠 잡을데 없었다. 여기에 유머와 끈끈한 인간미까지 갖췄다. 한혜진도 제법 괜찮았다. 다른걸 떠나 서늘한 눈매만큼은 정말 잘 살렸더라. 다만,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어도 너무 예쁘게 보인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까.

신진아= 임슬옹은 기본은 했더라. 이경영은 처음 등장할때 그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확 꽂혔다. 하지만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다보니 이경영과 배수빈의 아픔은 세밀히 다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진구 한혜진의 에피소드로 5.18 유족들의 아픔은 충분히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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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운= 그 사람의 단죄 과정을 통해 어떤 감정을 전달할지가 관건이었다. 1차 시도 실패 후 그 사람을 죽이기 위해 달려가는 인물들의 감정은 다소 따라가기 벅찼다. 조금 차분하게 ''그 사람'' 단죄 프로젝트를 실행해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

신진아= 이경영과 배수빈이 그 사람 집에 들어가서부터 한혜진의 마지막 한발까지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진구가 이끄는 광주의 자식들이 그 사람 집앞에서 마치 작은 규모의 5.18을 재현하고, 이경영이 그 사람에게 사죄를 요구하고, 한혜진이 저 멀리서 복수의 총알을 쏘는 등이 모든 상황이 동시다발로 벌어진다. 어떻게보면 냉정하게 복수를 준비했다 응축된 감정을 폭발하는 식이다. 근데 이미 뜨거운 감정이 전달됐고 복수의 이유도 납득되기에 그냥 묵은 감정이 한방에 날아가게 확실한 카타르시스를 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비록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황성운= 5.18이란 특정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26년이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잊지 말자'' 또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남영동1985''도 같은 맥락이라 여겨진다. 과거 민주화와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것을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에게 전하는 것 같더라. 영화에서 진구가 조폭 두목 안석환을 면회가는 장면이 있다. 거기에서 두목이 "무모한 일이지만 그걸 할 생각조차 못한 내가 창피하다"란 요지의 말을 한다. 그 말이 가슴을 울리더라.

신진아= 개인투자자 및 홈페이지를 통한 제작두레로 완성된 영화인만큼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장관이다. 실제로 제작두레 회원들 상대로 한 시사회에서 사진 찍는 등 이색풍경이 연출됐다더라. 우는 사람도 많고. 게으름 부리다 마감을 놓쳐 이름 못올린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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