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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장애인 부모연대 "못 지켜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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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 게스트 : 서혜자 (새누리 장애인 부모연대)


◇ 김미화> 10월 29일 뇌병변 장애가 있는 동생을 돌보다가 화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중태에 빠진 박지우 양이 어제 오후 결국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동생도 아직 의식이 없다고 합니다. 이 남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지금 빈소에 계신 동료 연결합니다. 새누리 장애 부모연대 서혜자 씨 안녕하세요?

◆ 서혜자> 네, 안녕하세요. 서애자입니다.

◇ 김미화> 빈소 분위기 지금 어때요?

◆ 서혜자> 여기는 지금 그냥 부모연대 분들 몇 분 와계시고요. 가족들이 안 계셔 갖고 저희들이 상주 노릇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가족들은 지금 어떻게... 엄마는요?

◆ 서혜자> 엄마는 형제분이 안 계시고요, 아버님은 형제들하고 집안 사정상 자주 만나지는 못 했나 봐요. 교류가 없었던지... 아침에 고모가 왔다 가시긴 했는데 워낙 부모분들이 경황이 없으시고. 지금 어머니가 특히 힘드신 상황이어서.

◇ 김미화> 엄마는 어제 응급실로 들어가셨다면서요?

◆ 서혜자> 네. 어제 아무것도 먹질 못하고 그래서 저희 부모님들이 링거 맞고 있으라고 했어요. 링거 맞는 동안 잠을 조금 주무셨어요. 그래서 지금 조금 나아지셨어요.

◇ 김미화> 동생도 아직 중환자실에 있는 거죠?

◆ 서혜자> 예. 11시 반에 면회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상태. 더 나빠지진 않았는데 의식은 없습니다.

◇ 김미화> 유독가스를 많이 먹은 거죠?

◆ 서혜자> 긴 시간은 아니었는데 유독 가스 때문에.... 외상은 하나도 없고. 아침에 지우 입관식 했어요.

◇ 김미화> 평소에 지우가 동생을 그렇게 아끼고 보살폈다면서요?

◆ 서혜자> 예. 저도 지우를 아주 어렸을 때 파주에 장애인부모연대 만들 때 만났거든요. 지우도 살짝 특수학급에 있었어요. 지훈이는 워낙 장애가 심했고요. 듣지도 못했고, 말도 못했고, 걷지도 못했고. 처음 만났을 때. 되게 지우가 동생한테 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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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화> 동생 때문에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항상 얘기했다면서요?

◆ 서혜자>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주 예쁜 아이에요. 아까 중환자실에 갔더니 지훈이 발톱에 매니큐어가 칠해져있더라고요. 누나가 이렇게 해놨구나...

◇ 김미화> 그런 게 더 마음이 아파요.

◆ 서혜자> 그렇죠...

◇ 김미화> 소식 알려지고 나서 많은 분들이 도움주고 싶어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고요.

◆ 서혜자> 예.

◇ 김미화> 이번 사건 접하고 심경이 어떠세요?

◆ 서혜자> 저는 기사 보면서도 사실은 화가 많이 났어요. 거기서 맨 처음에 ''''착한 누나의 아름다운 희생'''' 이런 식으로 나왔는데, 이렇게 희생을 하도록 만든 구조가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어제 한 어머니는 지우 장례식에 오면서 너무 화가 나서 파주시청 가서 들이박고 싶다고. 그랬는데. 그 이유가, 지훈이 네는 굉장히 가난했고 지훈이도 중증이지만 누나도 사실은 ADHD 학습장애가 좀 있어서 저희가 3년 전에 파주시청에 지원요청을 했었어요. 그때만 해도 김문수 도지사가 무한 돌봄 서비스 처음 만들면서 엄청나게 홍보를 했었거든요. 저희도 가서 보고 세 가정 정도가 당장 위급해서 그때 지원신청을 했는데 안 됐어요.

◇ 김미화> 왜요?

◆ 서혜자> 그때 지훈이 엄마랑 아빠가 큰 아빠랑 살다가 독립을 하면서 대출을 많이 받아서 아파트를 한 채 샀던 거예요. 그것 때문에 안 됐어요. 그런데 결국 그 집은 경매로 넘어갔거든요. 그런 복지 시스템이 있으면 저희 장애인 가족들은 어디선가 딱 걸려버려요. 장애인 가정은 일반 위기 가정하고 또 다르거든요. 그리고 활동보조서비스가 있어서 그것도 신청하려고 했었어요. 활동 보조서비스는 장애등급 1급이면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서류신청도 복잡하고. 또 장애등급 재심 판정을 받아야 해요. 이게 2년 전에 생긴 제도거든요. 그러면서 재심 판정을 신청한 사람들 대부분이 떨어졌어요. 장애 등급이 2급으로 하락해서 그나마 받던 장애 보조 서비스도 다 못 받게 됐어요.

◇ 김미화> 재심을 하면서 장애등급을 다 떨어뜨리는 건가요?

◆ 서혜자> 네. 그때 활동 보조시간 늘려준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그걸 받으려고 간 사람들은 다 등급이 떨어졌어요. 그때 뇌병변 1급 장애인 분들 중에 심하면 물도 못 마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발가락 움직일 수 있어서 2급. 기가 막힌 일이 너무 많아요.

그 이후에 장애 재심신청을 많이 안 하고, 엄마들이 많이 포기를 했어요. 파주에서도 그랬고.

◇ 김미화> 이게 얼마나 치사해요. 애도 힘들고 가족도 힘든데 이렇게 등급을 매긴다면 내가 굳이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죠. 당연히.

◆ 서혜자> 저도 기억이 나는 게 재심판정을 위해서 200억 예산을 책정했어요. 활동보조시간을 늘리기 위해 한 226억을 들이면 우리가 원하는 시간을 다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재심받고 등급 하향시키고 그런 과정이 있었죠. 그땐 아주 전쟁이었어요.

◇ 김미화> 그럼 앞으로도 이렇게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불행이 재차 생길 수 있겠네요?

◆ 서혜자> 그렇죠.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요.

◇ 김미화> 우리 서애자 씨도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시죠?

◆ 서혜자> 저희 장애는 발달장애 1급이에요.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쓰고 아주 잘 생겼어요. (웃음)

◇ 김미화> 뭐가 제일 힘들어요?

◆ 서혜자> 우리 아이 키우면서요? 저희 아이는 중증인데 일반학교에 다녀요.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다니는데 그 과정에서 학급이 안 만들어져서 교육청하고 너무 많이 싸웠고요. 이제는 제일 힘든 게 이 아이가 졸업을 하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제일 막막해요. 사실은. 이렇게 열심히 키워놨는데.

◇ 김미화> 졸업하고 나서는 갈 데가 없어요.

◆ 서혜자> 네. 아웃시스템이 없어요.

◇ 김미화> 커서가 문제지. 사실. 지우네 가족은 형편이 얼마나 어려워요? 아파트도 경매로 넘어가고 그랬잖아요.

◆ 서혜자> 저도 이 소식을 들은 게 김주영 활동가 아시죠? 그때 3m를 못 가서 돌아가신... 그 분 장례식 가다가 이 소식을 들었어요. 파주에서 그렇게 됐다고.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아파트는 경매로 없어진 상태였고. 그때 긴급지원을 다시 신청 했어요. 그런데 파주시청 주민 생활과에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이 통장에 잔고가 얼마가 남았냐는 거예요. 가서 물어봤더니 200만원인데 아빠 월급까지 하면 한 320~30만원 될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청에 다시 전화해서 확인했더니 그러면 받기가 쉽지 않다고 얘기해요. 쭉 상황을 얘기해서 아파트 지원이나 이런 것을 부탁드리고 저희 시의원님을 찾아가서 이것 좀 해결해 달라고 하니까, 워낙 언론에서도 메인으로 나오고 하니까 파주시청에서 이걸 받아줬어요. 병원비랑 이후 임시주거하고 아파트. 긴급지원을 해주겠다고 해서 이제 됐긴 했는데 그때 엄마들이랑 많이 울었죠. 애들이 깨어나기만 하면 아파트도 하나 생기면 얼마나 좋았을까.

◇ 김미화> 그러니까요. 깨어나기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엄마, 아빠가 힘을 내셔야 하는데 아빠도 일용직 다니시고 그러세요?

◆ 서혜자> 네. 거기가 기억이 나는 게, 엄마, 아빠가 일을 하시는데 아빠도 일이 좀 들쑥 날쑥이고. 어머니도 사실은 부모나 형제 없이 자라셔서 사회생활능력이 좀 약하셔요. 그래도 항상 일을 하셨어요. 식당 일, 화장품가게 일 떡집 일. 이렇게 해고되면 그 다음에 또 찾아서 가고, 또 찾아서 가고. 항상 되게 열심히 일하고 참 밝았어요. 참 밝은 사람이었어요.

◇ 김미화> 발인은 내일이에요?

◆ 서혜자> 내일이고요. 일단은 장애연대 사회장으로 지내기로 했어요.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아이 다니던 학교 한 번 돌고 파주시청도 한 번 돌고 보건복지부 앞에서 노제 지내기로 했거든요.

◇ 김미화> 이번 사태 관련해서 대선 후보나 정부에 얘기 하셔도 좋고요. 부탁하고 싶은 점이 있으실 것 같아요.

◆ 서혜자> 어쨌거나 지금의 구조로는 아무리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돈을 투자해도 결국은 거기 투자하는 것에 힘이 들어가고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부모와 가족들은 붕괴되는 과정이거든요. 결국 아이들이 컸을 때 부모들이 케어를 할 수 없어요. 결국 시설로 가는 악순환이에요. 장애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도 치료하느라 진을 다 빼고, 그 아이들이 컸을 때는 부모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해서 결국 시설로 보내는 거예요. 아무리 열심히 키워놔도. 근본적으로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요. 부모가 붕괴되더라도, 부모가 아이들을 케어 할 수 없어도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일단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지 않으면 자립할 수 있는 길은 없어요. 대선후보들이 그것에 이제 관심 갖는다고 했는데 갖는 걸로 안 되고 이건 꼭 되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자신이 없어요. 제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 김미화> 혜자 씨, 내 아이를 보내는 마음일 것 같아요. 지우에게 마지막 인사 좀 해주세요.

◆ 서혜자> .... 지우야 너무 예쁜 우리 지우, 이름도 잘 살라고 지우로 바꿨다고 하는데. 너를 못 지켜서... 너무 미안하다... 거기서 행복하게 지내... 너무 힘들었지...?

◇ 김미화> 서혜자 씨 힘내시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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