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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사기꾼들, 한국에 거점두고 美은행 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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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행 주택담보대출 허점 노려…신속한 외환거래 가능한 한국에서 활동

 

한국을 거점으로 두고 미국은행을 상대로 백억원 대의 금융사기 행각을 벌여온 나이지리아 금융사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해 8월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우리나라 경찰청으로 수사공조 요청이 들어왔다. 미국의 은행들을 속여 주택담보 대출금을 빼돌린 사기 범죄가 발생했는데, 자금이 대량으로 한국의 계좌로 이체가 됐다는 것이었다.

한국 경찰의 수사결과, 미국의 39개 은행을 상대로 미화 1천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22억 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일당은 한국에 거점을 둔 나이지리아인 금융사기 조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1년 3개월 여에 걸쳐 수사를 벌여, 한국 수금 담당 A(39)씨 등 나이지리아인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사기조직 총책인 나이지리아인 B(42)씨를 인터폴에 수배요청했다.

또 수수료를 받고 수금 계좌를 개설해주는 등 나이지리아인들의 사기 행각을 도운 혐의로 장모(36)씨 등 2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미국은행들이 팩스 신청서와 간단한 본인확인만 있으면 단기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인 HELOC(Home Equity Line of Credit)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했다.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미국은행의 계좌를 갖고 있는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그 미국인의 명의로 대출 신청서를 작성해서 팩스를 보내고, 은행에서 본인 확인을 위해 전화를 하면 해킹을 통해 미리 착신전환을 시키는 방법으로 본인확인 과정을 우회했다.

본인 확인을 한 것으로 착각한 은행은 대출금을 사기조직이 지정한 한국의 계좌로 직접 이체를 시켜줬다.

이런 방식으로 계좌송금을 받은 횟수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68차례에 달했고, 건당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4억5천만 원까지 송금이 이뤄졌다. 총 피해액수는 확인된 것만 122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미국은행으로부터 송금을 받은 계좌의 명의인들을 추적해, 수수료 1백만 원을 받고 국내 외환계좌를 사기 조직에게 넘겨준 내국인 8명과, 계좌로 넘어온 돈을 수금해 사기조직에게 넘겨준 장 씨 등 2명을 검거했다.

또, 장 씨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사기조직의 한국 수금담당인 나이지리아인 A씨와 C(40)씨를 차례로 붙잡아 구속했다. 그러나 사기행각을 총 지휘한 총책 B씨는 해외로 출국해 현재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청 정석화 사이버수사실장은 "한국의 경우 외환의 입출금 서비스가 매우 빨라 사기부터 국내 인출까지 2~3일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신속히 돈을 수금할 수 있는 한국을 거점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수사 결과를 FBI에 통보했으며, 사기 대출에 활용된 미국인의 개인정보(사회보장번호, 생년월일, 서명)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등은 미국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나이지리아인에 의한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며, 특히 돈을 주면서 외환계좌 개설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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