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웅
강한 눈빛, 짧은 머리 스타일, 탄탄한 몸매. 한 눈에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다. 악역이 어울리는 강한 외모지만 살짝 흘리는 미소에서는 천진함도 느껴진다.
영화 ''무영검''과 ''미스터 소크라테스''. 이 두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배우 박성웅(32)이 지독한 악역으로 출연했다는 것.
악역 전문, 하지만 따뜻한 꿈을 가진 연기자''무영검''에서는 삭발한 머리와 온몸에 한자 문신을 한 악당 승려 마불 역할로,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는 김래원을 지독하게 괴롭히는 야비한 조직폭력배 한두로 출연했다,
두 역할 모두 둘째 가라면 서러울 악역 중의 악역. 두 인물이 같은 연기자임을 못알아 보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박성웅의 얼굴 그 자체가 낯설지만은 않다.
1997년에 영화계에 데뷔 했으니 벌써 9년차 연기자. 데뷔작인 ''넘버3''에서도 조직폭력배 역할을 맡았고 이후 여러 영화에 얼굴을 내밀었다.
스스로를 "악역에 딱 맞는 캐릭터 아닌가요"라고 평가하는 ''범법자 전문 연기자''지만 알고 보면 한국외국어대에서 법학을 공부한 법학도.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법대에 진학했고 또 열심히 공부했지만 어느 순간 ''내가 정말 좋아하는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미래의 행복을 따라나선 것이 연기자의 길. 대학 2학년 때 부터 연기자의 길로 뛰어들었고 1998년 에는 모델라인과 액션스쿨 두 곳에 모두 합격했다.
박성웅
"걱정할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운동이라도 하죠."패션모델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박성웅이 택한 길은 액션스쿨 1기생. 덕분에 이후 이어지는 악역 연기에 동반되는 액션 연기도 능숙한 수준이 됐다.
"법대 졸업시험까지 통과한 상태에서 평범하고도 편한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가 없었죠."
어리지 않은 나이에 조단역 배역만 하면서 힘든 일이 적지 않았지만 "어차피 낭떠러지에서 시작했으니 조금이라도 전진하는 일 밖엔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연기 생활을 이어왔다.
경제적으로 힘들 때는 막노동을 하거나 편의점에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남들이 뭐라 해도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자"는 생각과 "걱정할 시간에 노력을 하자"는 각오로 운동과 외국어 공부 등 연기자로서의 능력을 키우는데 매진했다.
중국에서 4개월여 체류하며 촬영한 ''무영검''에서의 강인한 인상 뒤에도 촬영 2시간 전부터 모든 문신을 고무도장으로 찍어야 하는 ''고행''이 따랐지만 박성웅에게는 연기라는 ''즐거운 일''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여유''와 ''노력''을 병행할 줄 아는 연기자매니저도 없이 혼자 외국 촬영장에 머물면서도 그런 마음의 여유가 박성웅을 탄탄하게 받쳐줬다. 현장에서는 ''스태프인지 연기자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촬영장을 누비고 다녔다.
박성웅
중국 촬영 당시에 시나리오를 받은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맡은 역할도 얼핏 봐서는 ''무영검''에서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굵은 톤의 목소리를 최대한 비열하게 보일 수 있도록 가볍게 ''날리는'' 소리로 바꾸는 등 나름의 변화를 줬다.
두 영화에서의 캐릭터 모두 상당히 개성있는 편이라 경쟁률이 심했지만 ''준비된 연기자'' 박성웅에게는 ''준비된 기회''였을 뿐.
아직도 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는 박성웅. 그 자신의 수줍음과는 별도로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영화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힐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