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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교세를 자랑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 총회장 후보가 부총회장 기간에 노래주점에서 여성 도우미를 불러 유흥을 즐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CBS가 취재한 결과, 이같은 의혹은 상당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예장합동 총회장 후보 정 모 목사는 부총회장 신분인 지난해 12월 말 같은 교단 간부인 H목사와 P목사와 함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모 노래주점을 찾았다.
이날 모임은 P목사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P목사만 술을 마셨고 동석한 여성 도우미는 2명이었다고 정 목사와 동석했던 여성 도우미가 증언했다.
이 여성 도우미의 말에 따르면, 정 목사를 포함한 이들 3명은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올해 3월 23일, 유흥업소들이 즐비한 방이동 3거리 근처에서 또 다시 모임을 가졌다. 지난 해 12월 모임에 이어 두번째 모임을 가진 것이다.
이번 회합 장소는 지난 연말 유흥을 즐겼던 업소에서 아주 가까운 또 다른 노래주점으로, 이번에도 P목사가 여성 도우미 3명을 불러 내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이날 정 목사는 "지난 연말 모임에서 자신의 파트너였던 여성 도우미를 원한다"면서 그 파트너를 "다시 불러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P목사가 전화로 그 도우미를 불러내 정 목사의 옆에 앉게 했다.
장소 바꿔가며 6시간이나 놀아
그런데 H목사가 "파트너가 맘에 안든다"며 강남 룸살롱 구경을 제안했고 결국 이들은 강남으로 발길을 향했다. 그러나 이날은 비가 내리는데다 ''핵 안보정상회의'' 예행연습까지 겹친 날이어서 강남 일대 교통 혼잡이 극심했고 결국 강남 룸살롱은 가지 못한 채 다시 방이동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돌아 온 일행은 노래주점을 바꿔 다른 노래주점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정 목사는 한 시간 전 노래주점에서 앉혔던 그 여성 도우미를 다시 불러냈다. 이번에도 여성 도우미는 모두 3명이었다.
이들은 이 때 양주를 시켜 마셨고, 정 목사는 양주를 못 마셔 여성 도우미에게 막걸리를 사 오게 해 막걸리를 마셨다고 한다.
당시 첫번째와 두번째 자리에 모두 동석했던 정 목사의 파트너 증언에 따르면 이날 첫번째 노래주점에서 3시간, 두번째 다른 노래주점에서 3시간을 보내, 장소를 바꿔 가며 모두 6시간 동안 유흥을 즐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오면 전화하고 싶다" 전화번호 교환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P목사가 이 자리에서 소위 성매매를 의미하는 2차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P목사는 정 목사의 파트너였던 여성 도우미에게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2차를 나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여성 도우미가 2차 제안을 거절하자 정 목사는 이 여성 도우미에게 "서울에 오면 전화하겠다"면서 "다른 일행들이 몰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또 정 목사는 파트너에게 자신이 묵고 있는 모텔 방 번호를 알려줬는데, 당시 도우미는 "2차는 가지 않았지만 B모텔 3백 몇호쯤이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세 팀으로 나누어 노래 점수 내기를 해서 도우미들에게 차비를 챙겨줬고 한번은 각각 도우미를 대동하고 다른 방으로 흩어져서 따로 놀기도 했다.
전화번호 교환...카톡 때문에 신분 노출이들 목사들의 신분이 들통나게 된 것은 카카오톡 때문이었다.
증언에 나선 이 도우미는 지난 해 말 처음 만났을 때 이들이 목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올해 3월 두 번째 만남 이후,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자신의 핸드폰에 뜬 카카오톡을 보고 신분이 목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CBS와의 통화에서 "자신은 노래주점에 간 사실이 없다"며 노래주점 도우미 유흥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정 목사는 총회를 앞두고 누군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꾸민 음모이며 조작이라고 항변하면서 "기사화 하더라도 총회 이후에 해달라"고 말했다.
동석했던 도우미의 증언에 대한 질문에는 "유도질문 하지 말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해당 교단 ''충격''...17일 총회장 선출여부 관심개교회 목회자의 음주 파문은 간혹 있었지만, 대형교단 총회장이 될 부총회장이 노래주점을 출입하며 여성도우미와 유흥을 즐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해당 교단인 예장 합동측은 충격에 빠졌다.
최근 일요신문과 인터넷 신문에 이 같은 사실이 기사화 된데 이어 같은 예장합동 교단 소속인 윤남철 목사와 허재근 목사는 12일 서울 연지동의 한 까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명을 밝힌 채 정모 목사의 노래주점 출입 사건 해명을 촉구했다.
허재근 목사는 특히 노래주점을 간 사실 여부보다도 총회장에 오를 지도자가 사실을 호도하고 거짓말을 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예장합동 내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단의 건강한 리더십을 위해서라도 사실이 밝혀져야 하며, 총회장 선출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충격"이라며 "교회갱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회장에 오를 부총회장의 노래주점 출입 사건이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예장합동측 정기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백만 교인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예장 합동 총회장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시험대에 오르게 되면서 예장합동 1천 5백여 총회 대의원들이 과연 정 목사를 자신들의 교단 총회장으로 추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