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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7, 아스널)이 대한민국의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숙적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이끌었다.
박주영은 10일(현지 시각)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벌 일본과 런던올림픽 3, 4위 전에서 전반 38분 환상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12분에는 절묘한 헤딩 패스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했다.
지난 1948년 올림픽 출전 이후 64년 만에 첫 올림픽 메달을 이끈 축포였다. 박주영은 스위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뽑아내며 8강 진출의 초석을 놨다.
이로써 대표팀은 첫 올림픽 4강에 이어 사상 첫 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전까지 대표팀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48년 런던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의 8강이었다. 8강전에서 개최국이자 축구 종가 영국을 넘었던 대표팀은 병역 혜택이라는 달콤한 선물까지 안게 됐다. 일본과 역대 전적에서도 5승4무4패로 앞서게 됐다.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박주영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골이었다. 박주영은 하프 라인 부근에서 상대 수비수가 놓친 공중볼을 놓치지 않고 잡아챘다. 이후 질풍같은 단독 드리블로 골문까지 내달렸고, 놀란 일본 수비수 4명도 달려들었다. 그러나 박주영은 현란한 속임 동작으로 수비수들을 농락한 뒤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제대로 걸린 슛은 상대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손을 스치고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특히 병역 연기로 병역 연기로 논란을 빚었던 만큼 의미가 남다른 골이었다. 박주영은 지난 3월 예전 AS 모나코 시절 모나코 공국에서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을 10년 연기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당당하게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자신은 물론 동료, 후배들의 병역까지 책임진 한방이었다.
후반 12분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도왔다. 박주영은 정성룡(수원)의 골킥을 박주영이 쇄도하던 구자철을 보고 헤딩 패스로 연결했다. 구자철은 드리블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골문 왼쪽에 정확하게 꽂혔다.
대표팀은 이후 일본을 완전히 압도했다. 14분에는 구자철의 패스를 받은 김보경(카디프 시티)이 왼발슛으로 골대를 강타하며 기세를 올렸다. 완벽한 슛이었지만 골키퍼 곤다가 가까스로 몸을 날려 쳐냈고, 이후에도 공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일본의 기가 완전히 꺾인 순간이었다.
후반 막판 일본이 시도한 헤딩슛이 골문을 갈랐지만 골키퍼 정성룡에 대한 파울이 인정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종료 직전 그동안 출전하지 않았던 김기희(대구)까지 투입하며 사상 첫 메달과 선수 18명 전체 병역 혜택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