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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전문가'' 전영우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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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힐링, 숲치유, 자연치유, 산림욕...

요즘 숲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 대로 접어들고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이다.

숲은 우리의 건강은 물론 정신적,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는 은혜로운 천국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혜택을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숲은 스트레스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느림과 비움''''의 묘미를 느끼며 심신을 ''''休''''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건강 체험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암환자에서부터 아토피, 천식 환자 등 각종 질병 요양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숲체험이 들어있는 ''''에코힐링센터''''라는 것들도 최근에 많이 생겨났다.

질병의 예방과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는데 좋다는 숲.

숲이 무조건 좋다는 맹목적인 관심보다 숲을 바르게 알고 제대로 체험하는 법에 대해 우리나라 숲의 전문가 전영우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숲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숲과 인간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 녹색심리학, 환경행동학이란 분야가 있다.

이런 데서 녹색을 자주 접하면, 즉 숲을 자주 찾으면 인간정서가 어떻게 안정되고 순화되는지 학술지에 많이 발표했다. 한국학자들도 논문이 실리기를 원하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숲과 관련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병원에서 창밖에 숲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와 벽만 있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을 상대로 10년간 회복률 등 세 가지를 집중 비교 조사했다.

숲을 본 환자들이 수술 후 회복이 훨씬 빨랐고 항생제에 대한 부작용도 적었으며 의료진에 대한 불평불만도 낮았다.

이 같은 간접적인 숲의 체험은 미시간 주립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숲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죄수들이 그렇지 못한 죄수들에 비해 사고를 치는 비율이 낮았다고 한다. 결국 병원과 교도소 주변에 나무나 숲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와 교정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가

= 직장인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주위에 숲이 있고 없는 게 정서발달과 심리안정 측면에서 모두 큰 영향을 미친다.

숲이 직장 근처에 있는 직장인들이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에 비해 근무 만족도가 높고 직무 스트레스나 이직을 원하는 비율도 낮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숲이 잘 가꾸어진 학교의 학생들에게 숲은 집중력과 지적인 호기심, 문제해결능력을 높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숲은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회복함은 물론 삶의 활기를 얻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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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 그에 대한 개별적인 연구는 있다. 숲에 가면 심신이 안정되는 효과가 분명 있다.

면역력을 키워주고 심리적인 효과 또한 있지만 아직 암환자 치료에 숲의 효능을 명쾌하게 밝힌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녹색심리학에는 숲을 자주 찾게 되면 정신건강이나 건강회복에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지만 암 치료에 대해서까지 얘기하기는 아직 힘들다.

아토피와 천식환자들도 숲을 찾을 경우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맹신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숲 치료라고 하지 않고 숲 치유라고 하는 이유가 있는가

= 산림치유 책들이 많이 있다. 왜 치료가 아니고 치유라는 말 쓰겠나. 의학계에서는 치유라는 말 쓰지 않고 치료라고 한다.

숲이 질병치료에 좋다는 것을 무시할 필요도 또한 맹신할 필요도 없다.

 

▶월정리의 전나무숲, 삼척 준경릉 솔숲, 경북 울진 소광리숲을 얘기하시는데 이처럼 침엽수림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 침엽수림은 테르펜(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이들 바늘잎나무에는 테르펜이 많이 들어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어 각종 질병 예방 효과를 지녔다.

전남 장성의 축령산과 장흥의 편백나무숲도 테르펜과 피톤치드(식물성 살균 물질)를 많이 내뿜는다. 숲의 공기가 바로 보약인 셈이다.

숲 공기 중에 있는 음이온도 우리 몸의 자율신경조절이나 혈액순환을 돕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음이온은 숲속의 폭포나 계곡의 물가 같은 물 분자가 격렬하게 운동하는 곳이나 소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바늘잎나무로 이루어진 숲에 많이 있다.

하지만 테르펜, 음이온이 몸에 좋다고 하지만 숲과 자연을 이처럼 너무 인간 본위로, 인간의 건강과 이익 위주로만 보는 건 교만한 것이다.

활엽수림도 다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다.

원시림을 보고 싶으면 점봉산 활엽수숲으로 가고 이국적인 열대우림의 흔적을 찾고자 하면 제주도 비자나무숲을 체험해보길 권한다. 숲의 푸르름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면 전국의 자연휴양림도 좋은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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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도 표현하기 힘들지만 숲속 공기의 맛도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산림욕(green shower)의 요령이 있는지

= 자연과 내가 한몸이 되는 소위 일체가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 자연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숨을 쉬면 이산화탄소가 나가고 나무가 광합성으로 이를 흡수해서 나뭇잎사귀를 만든다.

그 잎사귀를 벌레가 먹고 벌레를 새가 먹게 되는데 이런 생각을 이어가면 내 몸의 일부가 나무에게 있을 수 있고 벌레, 새한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의식을 확장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

도시 공기와 숲의 공기의 차이점을 생각해보고 숲속의 신선한 공기 맛을 언어로 표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산림욕이란 것도 단순히 숲에 우리 몸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몸의 오감을 통해 숲에서 나는 각종 소리, 나무 내음, 계절에 따른 숲의 색깔 등을 느껴보는 게 좋다.

특히 맨발로 숲 바닥을 걸어보는 것도 자연과 교감하고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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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해설가''''라는 게 흥미를 끄는데 어디서, 어떻게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 ''''숲 해설가''''는 숲의 생태와 역사, 문화에 대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민이 숲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의 매개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다.

''''문화재해설가''''는 문화재청이 산림청의 숲 해설가 제도 도입을 참고하여 만든 제도라고 알고 있다.

지난 98년 제가 제안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민대에서 ''''자연환경안내자'''' 교육을 실시했는데 이것이 지금은 전국에 지부를 두고 활발히 활동하는 숲 해설가의 시초가 됐다.

숲 해설가 양성교육을 실시하면서 좀 더 심화 교육을 받고 싶어 하거나 은퇴 후 새 삶을 찾으려는 중장년층을 위해 이번에 ''''산림문화아카데미''''를 처음 시도하고 있다. 요즘 각광받는 숲 치유와 산림휴양에서부터 생태체험장 조성, 사유림 이용, 산림문화,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총 4개 과정 73개 강좌로 이뤄진 1년짜리 프로그램이다.

휴양림과 수목원 등에서 현장교육도 진행하게 된다. (문의 02-910-4803, http://forest.kookmin.ac.kr)

전영우 교수는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로 1992년부터 <숲과 문화="">를 발행하고 아름다운 숲 탐방 행사를 벌이는 등 우리 숲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공유하고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국민대에 숲해설가(자연안내자) 양성교육을 시도해 숲해설가협회 창립과 숲해설 활동 전개에도 기여했다.

숲과 관련된 저서로 <숲 보기,="" 읽기,="" 담기=""><숲과 한국문화=""><나무와 숲이="" 있었네=""><숲과 시민사회=""><숲과 녹색문화="">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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