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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철길. 낭만이 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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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엔 수채화빛 계곡·바다…크고 작은 역마다 볼거리·먹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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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 때는 차를 버리고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열차에 몸을 싣고 그냥 막 떠나도 되는 기차여행. 기왕지사 갈거면 기차 안에서의 추억과 향수를 부르는, 좀 천천히 오래 타는 기차여행이 좋다. 경비도 아끼고 어느정도 분위기도 낼 수 있다. 미끄러져 가는 기착지마다 유명명관광지가 반긴다.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나며 바다와 계곡, 평야지대를 만난다. 그래서 기차여행은 향수를 부르고 구간마다의 낭만을 맛볼 수 있다. 휴가 혹은 주말을 이용해 가볼 만한 기차여행을 소개한다.

■ 750리 경전선 철도가 시작되는 곳, 삼랑진역

자동차로 3시간 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가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다.

밀양 삼랑진역에서 전남 광주송정역까지 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경부선이 개통되던 해인 1905년에 영업을 시작한 삼랑진역에는 1920년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의 흔적인 급수탑도 마스코트처럼 남아 있다.

만어사의 종소리 나는 바위는 보고 또 보아도 신기하다.

4, 9일 열리는 장날에 맞춰 가서 장터의 명물인 찹쌀도넛과 어묵, 선지국수도 맛보자. 20분 거리의 밀양에서는 조선후기 걸작으로 손꼽히는 영남루에 올라 시원한 밀양강 전망을 즐긴다.

또 나라에 위급한 일이 닥칠 때면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와 원효대사가 건립한 표충사를 둘러보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도 담가 보자. 표충사 계곡과 기회송림은 캠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밀양 별미 돼지국밥도 건너뛰면 서운하다.

■ 동해남부선 포항역, 바다와 계곡을 함께 즐긴다

동해남부선은 부산진역에서 시작해 해운대역, 송정역, 울산역, 불국사역, 경주역 등을 지나 포항역에 닿기까지 동해안의 남쪽 해안지역을 달린다.

짧게나마 바다를 보며 달리는 구간이 있어 국내에서 가장 낭만적인 철로로 불리기도 한다.

동해남부선의 역 가운데 송정역은 역사가 운치 있다.

역에서 내려 2~3분만 걸어가면 하얀 백사장의 멋진 송정해변이 기다리고 있다.

여름철 인기가 높은 이유다.

종착역인 포항역은 포항 여름여행의 시작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죽도시장은 경북 최대의 재래시장. 억세지만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들으며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포항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북부, 월포, 칠포 등 해변이 잇따라 나타난다.

북부해변은 카페와 레스토랑, 횟집 등 유흥시설이 한데 모여 있어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이다.

월포와 칠포에서는 한적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폭포 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내연산 계곡 트레킹도 즐겨보자. 장쾌한 물소리가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출출할 때 포항에서 맛보는 시원한 물회 한 그릇도 여름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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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띠 풀고 떠나는 ''장항선'' 예산 여행  

90년 역사의 장항선은 충남의 평야지대를 덜컹거리며 가로지른다.

장항선 열차가 지나가는 예산의 예산역, 삽교역 일대는 소담스럽고 배 두둑한 여름 관광지로 알맞은 곳이다.

 어느 역에서 내리든 예산의 고요한 호수, 오래된 고택과 사찰, 맛집 골목들이 어우러진다.

고즈넉한 여행으로는 제격이다.

 삽다리 곱창, 광시 한우, 수덕사 더덕산채정식 등 다채로운 먹을거리를 ''장항선 예산여행''에서 만날 수 있다.

 예산역 남쪽의 예당국민관광지구는 ''고요하고 느린'' 예산이 숨쉬는 곳이다.

예당호, 봉수산, 느린 꼬부랑길과 함께 광시 한우는 한적하고 풍족한 휴식을 돕는다.

 삽교역에서는 김정희의 생가인 추사고택, 맞배지붕의 목조 대웅전을 지닌 수덕사 등을 둘러보기에 좋다.

삽교역 인근의 삽다리 곱창과 예산 특산품인 더덕으로 만들어낸 수덕사 앞 더덕산채정식 역시 예산 여행을 더욱 든든하게 만든다.

  ■ 온고이지신, 과거로의 여행 중앙선 풍기역  

서울 청량리역과 경북 경주역을 잇는 중앙선은 1939년 4월 청량리~양평 구간을 개통하며 열차운행을 시작했다.

풍기역은 이 노선을 오가는 모든 기차들의 휴식처이자 물 보급소다.

 증기기관차들이 죽령을 넘으려면 이 역에서 물을 보충해야만 했다.

지금은 사라진 추억 속의 장면이나 역 광장에 우뚝 서 있는 급수탑과 증기기관차를 보면 당시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역사 옆에는 여행자들의 쉼터도 준비돼 있다.

새마을호 열차를 개조한 선비객차다.

역사를 나서면 곧바로 풍기인삼시장이다.

 인삼으로 유명한 고장이니 인삼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27번 버스를 타고 돌아보는 순흥면사무소와 봉도각공원, 소수서원, 선비촌, 부석사는 영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 전라선 차창 밖에는 섬진강의 인심과 별미가 가득  

전북 남원역과 전남 구례구역 사이에 곡성역이 있다.

곡성읍내에는 곡성역이 두 개나 된다.

신역과 구역 사이에는 곡성천이 흐른다.

 1999년 지어져 깔끔하면서 웅장한 새 역사에는 전라선 무궁화호, 새마을호, KTX가 정차한다.

 섬진강기차마을로 조성된 옛날 역사에 가면 하얀 수증기를 뿜으며 가정역까지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타볼 수 있다.

 새로 난 철로와 옛날 철로는 모두 섬진강, 17번 국도와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달린다.

 전북 익산시와 여수시를 잇는 전라선, 추억으로 가득 찬 증기기관차, 페달로 움직이는 레일바이크, 어느 것을 타건 섬진강과 함께 유유히 흐르는 남도 사람들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그곳에는 참게탕, 은어회, 돼지석쇠불고기 등 별미도 곁들여져 남도의 기차여행이 마냥 맛있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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