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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김현정의>지난 주 파푸아뉴기니에서 사람을 죽이고 인육을 먹은 사이비 종교집단이 경찰에 체포됐다. 종교집단을 이끌던 주술사들이 재산을 갈취하고 부인과 딸을 바치라고 요구하자 신도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세계사 속에서 흉명을 떨친 사이비 종교를 열거해보자.
△인민사원(人民寺院, Peoples Temple) 사건 - 1978년 11월 18일 가이아나 존스타운에서 벌어진 집단 자살로 널리 알려진 사교집단. 처음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가난한 흑인, 마약중독자, 노숙자 등 도시 빈민을 도우며 좋은 평판을 얻었다. 그러나 교주이던 존스가 스스로를 예수, 부처를 잇는 신적인 존재라고 우상화하면서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해 1970년대부터 탈출자들이 폭력과 학대의 실상을 폭로했다. 교주 존스는 1천 명의 신도들을 데리고 가이아나의 정글 속에 은거해 지내다 결국 신도들에게 청산가리를 탄 주스를 마시도록 해 집단살해한다. 강압적인 자살로 914명이 사망했고 그 가운데 276명은 어린이였다.
△옴진리교 - 1984년 교주 아사하라 쇼코가 설립한 일본의 종교집단. 각종 불법적인 비리와 반대자 일가족 살해 사건 등으로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1995년 3월 20일에 도쿄 지하철 무차별 독가스 살포 사건을 일으켰다. 경찰 압수수색에서 사린가스 등의 화학무기 제조 설비, 생물무기 설비, 독가스 살포를 위한 군용 헬리콥터 등이 발견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6년 교주 아사하라 쇼코를 비롯, 핵심 주모자 13명의 사형이 확정됐고 5명은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백백교에서 신천지까지 △백백교 - 1900년 평안남도 영변에서 전정운이란 인물이 금강산에 들어가 3년 동안 도를 닦고 세웠다는 사교집단. 1904년 6월에 인류가 멸망하지만 백백교를 믿으면 동해바다에 새로 생길 신선의 땅으로 옮겨져 불로장생하게 된다면서 신도를 끌어 모았다. 1904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고 신도들이 반발하자 반대신도들을 살해하고 강원도 산 속으로 숨어들어갔다. 신도 1만 명, 전정운이 거느린 여인만 60명, 교인들의 재산을 갈취해 방탕한 생활을 하다 병으로 숨졌다. 그러나 아들이 뒤를 이어 교주가 돼 부하들과 함께 신도들의 부인과 딸을 빼앗고 남자들을 죽인 뒤 도시로 진출해 교세를 넓혔다. 교주와 측근들에게 살해당한 사람만 450 여명이 넘는 희대의 살인 사교집단.
△용화교 - 교주는 서백일. 교리를 빙자하여 금품을 갈취하고, 여신도들을 간음해 오다가 1962년에 발각되어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빚은 집단. 전라북도 김제군 청도리가 근거지였다.
△오대양 사건 - 교주 박순자가 1984년에 공예품 제조업체인 오대양을 설립하고, 종말론을 내세우며 사이비 교주로 행세하였다. 신도들과 자녀들을 집단 시설에 수용하고, 신도들로부터 17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뜯어냈다. 이 돈을 받으러 간 신도의 가족을 집단 폭행하고 3명을 살해한 후 잠적했다가 31명의 집단자살극으로 막을 내렸다.
그 밖에도 △다미선교회 시한부 종말론 사건, △영생교 사건, △아가동산 사건, △장막성전 사건, △천존회 사건, △JMS 사건 등... 사교 집단의 폐해는 조선시대로부터 21세기에 이르도록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 22일 경북대학교 총장에게는 학교 안에서 사이비 종교를 포교하는 이들을 막아달라는 호소가 전달됐다고 한다. 밤에 학교를 나서다 사교집단 사람들에게 붙잡혀 ''조상에게 제사를 드려야 인생을 편하게 살 수 있다'', ''제사 비용을 내놓으라''는 강압적인 요구를 받으며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학교는 홈페이지에 "사이비 종교 금품 요구 주의" 팝업창을 띄우고 신고를 받으면 즉시 출동해 구조하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 지역 대학생들 중에는 이런 사이비 종교 신도들에게 붙잡혀 곤욕을 치르거나 돈을 뜯긴 사례가 많다고 한다. 제사비용은 12만 원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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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광주 전남대 후문에서 벌어진 △납치소동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여러 사람이 여대생 한 명을 억지로 차에 태우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전해지면서 여대생 납치 사건인 줄 알았으나 신흥종교에 빠진 딸을 집으로 데려가려는 어머니가 벌인 일임이 밝혀졌다.
문제는 딸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버티고 18일 오후 1시에 부모의 폭력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나선 것. 법으로 따지면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모르지만 그 이전에 이미 이 가정은 무너져 내린 상태이고 회복이 멀기 만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언론들은 어머니와 갈등을 빚고 있는 딸이 소속된 종교집단이 ''신천지''라고 보도하고 있다.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신흥종교 집단이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란 긴 이름을 갖고 있으나 기독교와는 전혀 달라 한국 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하고 경계령을 내린 집단이다.
이만희라는 인물이 사교집단을 여기저기 거치다 1984년에 독자적으로 세운 종교집단인데 자기들의 신도 수가 14만4천명이 되면 세상이 끝장나도 불로장생한다고 신도들을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 최근 엄청난 속도로 번지고 있고 교회 속에 침투해 교회를 분열시킨 뒤 신도들을 빼내가는 수법으로 신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학업 포기, 가출, 이혼 등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고, 신천지 집단에서 탈출해 나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칫 커다란 사회적 폐해를 가져 올 수 있고 기독교의 내용을 교묘하게 짜깁기로 이용하고 있어 CBS가 ''신천지 OUT'' 이라는 별도의 고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주소 ''안티신천지.kr''로 검색)
◇왜 쉽게 빠지고 나오지 못하나 떨어져 바라보면 한심하고 답답하지만 당해보면 만만치 않은 것이 이들 종교집단들이다. 약한 사람들의 약한 곳을 파고들고 잘 짜여진 매뉴얼을 준비해 집단적으로 작업을 벌이니 개개인이 당해내긴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집단이든 인간을 세뇌시키는 데는 3가지 방법을 섞어 쓴다. ''반복, 지속, 속도''.
1) 처음에는 다정다감과 사랑으로 다가간다. 정겹고 따뜻한 사람으로 접근해 고민을 들어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낙오자, 탈락자, 기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격려를 베풀며 끌어들인다. 이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여기게 만든다.
2) 친해지면 낯선 곳으로 데려간다. 낯선 환경에서 인간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데려 온 사람을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생각, 같은 사상을 갖지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차단된다. 자신이 섬기는 종교집단을 소개한다고 데려가지만 실제로는 일정 기간 바깥 세계로부터 격리시키려는 것이다. 여기서 종교적 진실에 대한 다른 해석과 검증은 일체 끼어들지 못하고 하나의 해석만을 집중해 반복 청취하면 점점 현실감과 상식적 판단을 잃고 넘어가는 것이다.
3) 그리고 그동안 믿어온 가치관이나 종교에 대해 잘못하고 있는 문제점이나 허점을 파고들며 의문을 갖게 만든다. 기존의 종교의 약한 부분을 집중 공격하는데 먼저 진실만을 쭉 애기해 나가다 중간 중간 자기들이 의도하는 속임수와 거짓말을 끼워 넣는다. 착한 사람들은 한 번 끄덕이고 나면 이상한 게 나와도 아까 끄덕인 것 때문에 강하게 반박 못하고 끌려간다. 별 것 아닌 사실을 늘어놓아 마음을 열고 믿기 시작하면 결정적 순간에 치명적인 거짓말과 속임수를 끼워 넣어 전체를 믿게 만드는 수법이다. 1대 1 토론이면 몰라도 저쪽은 메뉴얼을 준비한 여럿이고 이쪽이 혼자일 때는 대처하기 정말 어렵다.
4) 잘못되거나 부족한 점을 지적한 뒤 흔들리면 미리 정리해 준비한 내용을 꺼내 놓으면서 공감을 얻는다. 어쩌면 이렇게 잘 풀어줄까 신기하게 여기며 빠져들게 한다. 더 높은 경지에 이른 듯한 사람들을 보여주며 호감과 신뢰, 부러움을 불러일으킨다. 공개토론도 가끔 한다. 비판적 의견이 나오면 저 사람은 아직 진리를 이해 못해 저런다며 몰아가 점점 반대 의견을 눌러버린다. 그러면 결국 모두가 똑같은 의견만 말하게 되고 반대하는 데 대해 두려움을 가지면서 남보다 열광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을 경쟁적으로 보인다. 북한의 주체사상 주입과 비슷하다. 이 과정을 치밀하게 조종하면서 구성원들의 성향과 사상을 검열하고 신도들에게는 공개토론을 통해 민주적인 과정을 거친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5) 자신들이 특별한 집단이라고 강조하고 세상이 멸망하거나 죽음을 맞을 때를 강조하며 공포와 불안을 조성한 뒤 자신들만 구원받는 길이 있다고 속이는 것은 기본 메뉴. 적절히 집단최면도 이용한다. 미친 듯이 박수를 치고 노래를 반복해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 어색하게 외톨이로 있느니 따라하는 것이 속 편하지만 따라하다 보면 최면에 빠져 자발적인 열광으로 바뀐다. 그리고 시일이 지나면 문제점을 느껴도 그 동안의 것을 모두 자신의 어리석음이었다고 인정하며 되돌리지 못하는 것 또한 인간의 약한 본성. 오히려 그 집단에서 성공해 기득권을 누리는 쪽으로 빠져들게 된다.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아니다 싶으면 끓는 물에 손을 넣은 것처럼 과감하고 단호하게 소리를 지르며 뛰쳐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