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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한류팬 아사카와 타쿠미의 삶을 담은 휴먼드라마 ''백자의 사람:조선의 흙이 되다''(이하 백자의 사람)가 12일 개봉하는 가운데 실존했던 아사카와 타쿠미의 삶의 궤적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자의 사람은 조선의 자연과 민예를 사랑한 일본 최초의 한류팬과 조선인 청년의 뜨거운 우정을 그린 화제작. 주인공 아사카와 타쿠미는 일제강점기 조선에 살았던 실존인물이다. 1914년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조선총독부 농공상부 산림과 임업시험장(현 국립산림과학원)의 기술자로 부임해 온 그는 산림과에서 하는 일이 산림조성이 아니라 오히려 수탈을 돕는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무자비한 수탈로 황폐해진 조선의 산을 푸르게 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여긴 그는 민둥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수종인 싸리나무와 아카시아나무가 바로 이 때부터 아사카와 타쿠미가 심어나간 것이라고 한다. 뿌리가 빨리 자라고 잘 뻗는 수종이기에 민둥산을 복구하는데 적합하다고 여긴 것이다.
당시 산림과에서는 미국산 소나무를 주로 재배했는데 성장 속도가 빨라 벌목에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조선의 땅에서는 조선의 나무가 자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아사카와 타쿠미는 자연 상태에서의 흙의 힘을 이용해 조선오엽송 종자를 발아시키는 이른바 ''노천매장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 당신 조선오엽송은 2년간 길러야 양묘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타쿠미가 고안한 양묘법 덕분에 재배기간이 1년으로 단축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런 다년 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아사카와 타쿠미의 헌신이 바로 포천시 광릉 수목원이다. 그는 수목원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는데 어떤 방식으로 조성할 것인지 계획하고 심을 수종까지 직접 골랐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포천시와 아사카와 타쿠미의 고향인 일본 야마나시현 호쿠토(北杜)시는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세계적인 명소로 꼽히는 포천 광릉 수목원은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조선 각지를 돌며 지역에 맞는 수종을 고르고 묘목 기르는 법을 가르치던 그는 40세의 이른 나이에 급성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 조선의 흙이 되겠다는 그의 뜻에 따라 조선의 땅에 묻힌 그의 묘는 현재 망우리 공동묘지에 위치해있으며 한국인이 관리하는 유일한 일본인의 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백자의 사람은 일본의 요시자와 히사시와 한국의 배수빈이 주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