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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 일제고사, 상투틀고 고집부리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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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만족 두배 백날 외쳐봤자 빈말로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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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손님 : 곽노현(서울시 교육감)

>김미화 오늘 전국에 초6, 중3, 고2 학생들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죠. 논란이 되고 있는 일제고사 얘긴데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과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곧 취임 2주년이에요. 소감이 어떠세요?

>곽노현 예. 제가 2년 전에 썩은 교육은 청산하고 낡은 교육은 새롭게 하자. 그렇게 해서 21세기에 걸맞는 민주사회의 공교육 만들자고 말씀드렸는데요. 부패, 비리는 잡았습니다. 그런데 낡은 교육을 21세기형교육으로 쇄신하는 것은 갈 길이 멀어요. 아직 부족함과 아쉬움이 많지만 나름대로 교육계에 만연해있는 관료주의, 권위주의, 엘리트주의, 경쟁주의 이걸 극복하려는 노력을 계속 할 겁니다.

>김미화 이른 바 일제고사가 오늘 전국에서 시행됐잖아요. 교육감님은 폐지를 공식 요청하셨던데, 이유가 뭐죠?

>곽노현 저는 문제풀이식의 학력 중심, 경쟁 교육을 강화하면 나쁜 것이다. 학력도 문제풀이가 아니라 문제해결 쪽으로 가야하고, 경쟁보다 협동 교육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일제고사는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구태 의연한 학력 중심의 경쟁교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이것이 비교육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거고요. 객관식시험을 통해서 아이들과 학교를 줄 세우는 시대 이제 끝내야 합니다.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상투 틀고 고집부리는 격이라 생각합니다.

>김미화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사교육비 절반, 학교 만족 두배'' 이런 구호가 있어요.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없었나요?

>곽노현 사교육비 절감 지난 5년 동안 됐나요? 오히려 계속 늘다가 금년에 처음으로 제자리 걸음하는정도고요. 학교 만족 두배요? 하루가 멀다하고 아이들 자살 소식과 폭력 소식이 들려오지 않습니까. 저는 근본에 깔려 있는 현 정부의 경쟁위주 교육 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으 채 사교육비 절감, 학교 만족 두 배 백날 외쳐봤자 빈 말로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김미화 서울시 교육감이시잖아요. 정부와 얘기가 잘 안 되세요?

>곽노현 근본적인 철학의 문제, 지향의 문제에서 차이가 날 수 있고요. 그것보다 고등학교 체제를 더 경쟁적으로 가야한다, 경쟁을 해서 사자 같은 한 사람이 십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지극히 경쟁주의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공교육의 모습을 면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건 시대 착오적이거든요. 지금 시대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창의력이나 문제 해결능력을 갖추고, 감수성과 인성을 갖춰야하는 시대에요. 대량생산 시대가 아니거든요. 지금 지식 정보 사회자체는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각자 빼어나게 최상의 존재가 되도록 하는 걸 필요로 하는데. 경쟁주의 정책은 이것을 일부에게만 하겠다는 겁니다.

>김미화 일제고사 때문에 학교 교육이 파행으로 치닫는다는 주장은 과장된 얘기는 아닐까요?

>곽노현 서울에서는 심각하지 않고요. 서울에서는 수업 파행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장학지도를 합니다만, 언론에서 한 전 보도가 됐죠. 학교 수업을 일제고사를 위한 시험공부 기간으로 대체하고 있는, 즉 수업 파행하고 있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고요. 그것 때문에 교육과정 자체가 왜곡되고 있는 거죠. 이런 건 대단히 우려스러운 현상입니다.

>김미화 일제고사 결과를 시도교육청, 학교 평가 지표를 쓴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요?

>곽노현 일제고사 결과에 따라서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이것에 따라 16개 시도교육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 각 학교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 따라 시도교육청, 학교를 줄 세운다는 얘기죠. 줄 세워서 예산을 차등 지급하고요. 웬만한 교육청이나 학교는 일제고사에 과도하게 매달릴 수 밖에 없어요. 그 사례로 일제고사 성적 올리려고 일부학교에서 교장선생님들이 선생님들에게 상품권 내건 사례가 보도 되지 않았습니까.

>김미화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일제고사를 자율적으로 응시하지 않아도 체험학습으로 인정하고 대체 프로그램을 만드셨는지?

>곽노현 그렇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전국단위의 일제고사는 교과부 장관의 권한이고요. 저희는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과부 지침대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교과부가 대체 프로그램 제공해서도 안 되고, 이유가 있는 결석으로 처리해서도 안 된다, 일제고사 거부 행위에 대해서는 무조건 무단 결석으로 처리하라고 명시적인 지침을 내려 보냈어요.

>김미화 징계를 예고하는 거네요.

>곽노현 네. 제가 재작년에 양심적 시험거부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라면 자기 신념에 따른 거부행위는 그것이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불이익 제재만 가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이것을 무단 결석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기타 결석으로 처리해라, 대체 프로그램을 시행해라라고 지침을 내려 보냈어요. 그랬더니 교과부에서 아예 명시적으로 기타 결과처리 안 된다, 대체 프로그램 제공 안 된다고 이렇게 못을 박았죠.

>김미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 평가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곽노현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내 아이의 학력 수준을 국가 공인 받고 싶은 마음이겠죠. 만약 이런 마음을 존중하려면 매년 모든 과목에 대해서 일제고사 쳐야해요. 사실은 초6, 중3, 고2만 치고 있고, 모든 과목이 아니라 국, 영, 수, 사, 과만 치고 있죠. 다른 하나는 학교가 잘 가르치는지를 봐야겠다는 건데요. 그런 목적이라면 학교당 두 학급만 치게 하면 되거든요. 전수 시험이 아니라 일부 시험만 치게 하면 됩니다.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표집 시험을 치게 했습니다. 전수시험을 치게 하지 않고요. 그렇게 되돌리라고 하고 있죠.

>김미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곽노현 교육감이었습니다.

CBS김미화의 여러분 프로그램 바로 가기 http://bit.ly/NGFI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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