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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잇따라 삼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폴리텍Ⅱ대학 학장으로 있던 노민기(57) 전 노동부 차관은 학장에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삼성 SDI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기위해서다.
노 전 차관은 ''''한국폴리텍대학 학장직과 삼성 사외이사직을 동시에 수행하기 힘들어 학장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노 전 차관은 노동부에 재직하면서 주로 노사정책 분야에 천착한 노동전문가다. 노동부 차관에서 퇴임한 뒤에는 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7월에는 당시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던 H씨가 삼성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각종 노동쟁의를 중재, 판정, 구제하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업무를 관장하는 자리로 H 전 위원장 역시 노사문제 전문가다.
차관보 급의 자리를 떠난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를 거쳐 현재 삼성전자 노무담당 임원으로 재직중이다.
H 전 위원장이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고용노동부 본부에 재직중이던 P 사무관도 삼성전자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P 전 사무관의 경우도 노사관계법제과, 노사관계지원과 등을 거친 노사관계 전문가다.
노동부 관료들의 잇단 삼성행에 대해서 고용노동부 안에서조차 우려가 나왔다.
노동부 관계자는 ''''고위 관료였던 분들이 삼성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해당 사업장에 대한 노동부의 감독권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 노조 전문가들이 무노조를 표방하는 삼성에서 과연 사회적으로 옳은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전 차관은 ''''사외이사라는 자리는 노동부 업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H 전 위원장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한편에서는 개인의 직업선택권은 보장돼야하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