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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단독입수]사료포대까지 뜯어먹는 굶은 소 사이로…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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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굶겨죽인 농장 그후 …농장주, 남은 소도 계속 굶어죽게 방치 중
14마리 더 아사

지난 1월, 전북 순창의 한 축산 농가에서 소 값 파동에 항의하며 자신이 기르던 소를 굶겨죽인 농장주 문 모(56)씨가 지금까지도 소를 계속 굶겨죽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BS노컷뉴스가 현장을 담은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사료포대까지 뜯어먹은 굶은 소 사이로 죽은 소 널부러져..

소 사육장이 아니라 아수라장이었다. "음메~" 낯선 사람이 다가가자 삐쩍 마른 소들은 쥐어짜듯 쉰 울음소리를 토해냈다. 비척비척 뒷걸음질 치는 소 옆에는 이미 죽은 소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이미 부패가 한참 진행돼 백골까지 드러난 소도 있었다. 서서히 여름이 다가오면서 부패 속도도 빨라지고 벌레도 끓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소들도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났고 살이 붙어있어야 할 엉덩이도 뼈만 툭 불거졌다. 먹은 게 없다보니 농장에는 소 배설물조차 안 보였다.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군데군데 흙을 파먹은 자국도 있었다.

큰 눈알만 꿈뻑이며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소들은 모두 26마리. 고발 영상을 찍던 동물사랑실천협회 회원들이 보다 못해 근처에서 풀을 뜯어 던져주자 소들이 앞다퉈 몰려들었다.

동행했던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처참했다. 농장에는 썩는 냄새로 가득했고 남아있는 소들은 다리에 힘이 없어서 덜덜덜 떨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 대표는 ''''도망가라고 문을 열어줬지만, 힘도 없어 걷지도 못하고 문 앞에 놓인 사료포대를 뜯어 먹는 모습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농장의 주인은 올 초 소 값 파동에 항의하며 소들을 굶겨 죽여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문 씨였다. 소 값은 폭락한 반면 치솟는 사료 값 때문에 소를 굶길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공개되면서 전국이 떠들썩했다.

소 80마리가 있었다는 농장에는 소 아사 사건이 공개된 지난 1월까지만 해도 40여 마리가 남아있었다. 그로부터 4개월 동안 아사행진은 계속 이어졌고, 5월 1일 현재 소는 26마리만 남고 모두 굶어죽었다.

지난 1월 처음 이 사건을 접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순창으로 내려가 사료 100포대를 지원하고 돌아왔다.

그로부터 4개월여 뒤, 협회는 순창 군청으로부터 ''''소를 팔라는 설득에도 문 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설득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협회는 지난 1일 다시 순창으로 내려가 사료 70포대를 농장주에게 주면서 농장의 상황을 담은 영상을 찍었다. 협회가 지원한 사료는 열흘분 밖에 안 돼 남은 소들이 다시 굶는 건 시간문제다.

◈ 자포자기한 농장주, "이제 얼마 안남았다...계속 방치할 것"

CBS노컷뉴스는 농장주 문 씨와 통화를 시도해 ''심경''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논 팔고 있는거 다 팔아서 줘버리고 탈탈 털어넣은 사람이 오죽하면 (사료를) 못주고 있겠어요?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전화 통화 너머 들려온 문 씨의 목소리에는 그야말로 자포자기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더 이상 사료값을 감당할 수 없게 된데다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제는 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40년 동안 소와 함께 세월을 보내왔지만 결국 소 때문에 망했다는 문 씨는 남은 소가 다 굶어 죽을 때까지 그냥 방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씨는 사료 값을 댈 여력이 안 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 1월 소 값 파동 때 도지사까지 방문하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농장주를 위한 대책은 없었다는 것.

문 씨는 ''''가족같은 소들을 굶어죽일 지경에 이르면 정부에서 사소한 지원이라도 있는지 알았다''''며 ''''여태까지 관심도 없다가 이제 와서 소 몇 마리 남았으니 키워준다고 하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차라리 자신을 비난하더라도 사료를 직접 사다 준 동물보호단체가 손 놓고 있는 정부보다 더 낫다는 말까지 했다.

과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손 놓고 보고만 있었을까. 전북도청의 말은 조금 달랐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문 씨에게 남은 소를 팔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몇 번이나 찾아가 설득했지만 문 씨가 안 팔겠다며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 값 파동 때와 달리 지금은 군납으로 수입쇠고기 대신 육우를 쓰고 소비도 많이 늘어난 덕분에 작년 동기 대비 소 값이 마리당 238만 원에서 312만 원까지 올랐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측은 소들이 아주 건강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소를 팔았다면 7천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문 씨가 자포자기한 심정에다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소를 계속 굶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이제는 팔 수 있는 소가 아닌데 그것을 팔면 소 파는 사람으로서 양심이 없는 사람이 된다"며 한사코 소를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빚을 내서 소를 먹이다 그 돈을 못 갚으면 내가 도둑놈이 된다"며 "소가 희생해야지 사람이 희생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소를 방치해 소 사육을 포기하려는 문 씨의 사정 딱한 사정과 함께, 그대로 방치된 소들이 무작정 굶어 죽어가고 있는 사육장의 상황.

과연 농장주와 소, 양쪽 다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안타까움만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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