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ㄷㄷㄷ
박영준 전 국무차장이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에게 서울시 공무원들을 연결시켜준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이 전 대표가 당시 최창식 서울시 행정2부시장(현 중구청장) 집무실을 찾아가 사업관련 브리핑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정배 전 대표는 26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브로커인) 이동률씨와 함께 자료를 갖고 최창식 행정 2부시장 집무실을 방문해 직접 사업 브리핑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누가 최 전 부시장을 소개했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이정배 전 대표와 직접 만난 것으로 드러난 서울시 고위 공무원은 최 전 시장이 처음이다.
최 전 부시장은 오세훈 시장 취임 직후인 2006년 7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행정 2부시장을 지냈다.
행정 2부시장은 도시계획과 주택정책 등의 관련 부서를 지휘하며 당연직 도시계획위원장으로서 도시계획심의의 최종 결재권자다.
이 전 대표가 최 전 시장을 만나 브리핑까지 했다고 밝힘에 따라 검찰 수사가 서울시로 향할지 주목된다.
박영준 전 차장이 서울시 공무원들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이 전 대표의 진술도 이미 나온 상태다.(CBS노컷뉴스 27일자 보도)
서울시 고위 공무원이 사업과 관련해 민원인을 외부가 아닌 집무실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전례없는일이라는게 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문화행사 등의 경우 사업계획서 등을 가지고 와 설명할 수는 있지만, 파이시티 사업처럼 막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 대해 집무실에서 업자로부터 브리핑 듣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전 부시장은 27일 전화통화에서 "이정배씨나 이동률씨는 모르는 사람으로 전혀 기억이 없다"며 "부시장 재직시 민원인이 자료를 갖고와 집무실에서 브리핑을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정무라인 등 외부에서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한 부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무슨 설명을 받느냐"고 일축했다.
또 "당시 파이시티와 관련해 최대 쟁점은 업무시설 비율을 몇 %로 할 것이냐 하는 점이었다"며 "관련 규정이 없고 파이시티측이 신청한 23%로는 특혜시비가 일 수 있어 실무회의를 거듭한 끝에 1000억원 가까이 공공기여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파이시티측이나 정무라인으로부터 청탁없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는 최 전 부시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점은 많다.
무엇보다도 이정배 전 대표가 거짓으로 최 전 부시장을 만났다고 했을 리가 없다. 그는 2005년 말에 도시계획위원장을 했던 장석효 전 행정2부시장의 경우 만난 사실이 없다고 했으나 최 전 수시장은 집무실에서 만나 브리핑까지 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가 최 전 부시장을 만났다고 밝힌 시기는 파이시티의 용도변경이 결정된 뒤 (2006년 5월 11일) 업무시설 비율 결정과 건축심의가 진통을 겪으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2008년 8월 20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선 위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통업무설비에 들어설 수 없는 ''업무시설''을 부대시설의 허용범위인 ''사무소''로 과잉해석한 뒤 그 비율을 기존의 6.8%에서 20%로 상향조정해줬다.
2008년 9월에서 10월 사이에는 파이시티측의 건축심의 신청에 대해 건축위원회가 두 차례 재심 결정을 내린 끝에 10월 28일에야 조건부 승인했다.
시 건축위원회 위원장은 주택국장이 맡고 있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도시계획위원장이던 최 전 부시장을 만난 것은 업무시설 비율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