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문닫았다
부산 남구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강제휴무일이 22일 처음으로 시작된 가운데 홍보 부족 등으로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22일 오후, 부산 남구 감만동 홈플러스 앞.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던 마트 앞에 ''정기 휴일''이라는 안내 문구가 내걸렸고 철문이 굳게 닫혔다.
이날 처음으로 시작된 강제휴무를 미처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차량을 몰고 주차장으로 갔다가 뒤늦게 헛걸음을 한 것을 알고 차를 돌리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때문에 주차장 주변은 하루종일 혼잡이 빚어졌다.
시민들은 대형마트의 강제휴무가 느닷없이 시작된 것 같다며 홍보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부 이미숙(34)씨는 "명절에도 마트 문이 항상 열려 있어서 문을 닫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장 봐야 할 것이 많은데 당황스럽다"면서 "왜 문을 닫았는지 이렇다 할 설명도 없어서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소규모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한 대형마트 강제휴무의 취지에는 동감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철호(45)씨는 "대형마트에 대해 법적으로 강제휴무를 하지 않으면 인근 영세 점포가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렇게라도 대형마트와 영세 소규모 상점이 공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면서 "하지만, 일요일 하루 문을 닫는다고 항상 마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전통시장에는 안 갈 것 같다. 되려 쉬는 날을 피해 토, 월에 마트에 손님이 더 몰릴 것 같아서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트 문문문
부산 남구 지역에서 이날 처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강제휴무일이 시행된 가운데 이를 미리 알지 못한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부산시의 16개 구·군 중 처음으로 유통법 조례를 시행한 남구는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매일 자정~오전 8시 영업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구 내 대형마트인 이마트 문현점과 홈플러스 감만점, SSM으로 분류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4), 롯데슈퍼(3),탑마트(1), 농협 하나로클럽(1)은 이날 일제히 휴업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휴업으로 인해 인근 전통시장과 영세 슈퍼에 손님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정자(56)씨는 "사실 대형 마트가 하루라도 문을 닫으면 매출이 조금은 늘 것으로 기대했는데, 되려 왜 대형 마트가 문을 닫았냐고 문의하는 사람만 늘고 매출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고 말했다.
남구 외에도 현재 부산지역 15개 구·군은 조례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며 해운대구와 영도구, 부산진구, 수영구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조례를 시행할 것으로 전망돼 이같은 강제휴무 조치는 부산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부산 지역에서 이번 조례에 적용되는 것은 대형마트 36개, SSM 89개로, 시는 대형마트 등이 조례를 어길 경우 1천만원~3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휴일 전후로 손님이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