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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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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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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서울 노원병)가 결국 ''막말 논란''이란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정권 심판이란 구호를 앞세워 김 후보의 선거전에 동참했던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위력도 김 후보를 위기에서 구해내진 못했다.

김 후보는 11일 오후 패배가 확정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모로 부족하고 허물많은 사람에게 분에 넘치는 지지를 표해주셨다. 평생의 빚으로 안겠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깊이 근신하며 이 사회에 기여할 바를 찾겠다"고 낙선 인사를 남겼다.

3월 말까지 상대 후보와 압도적인 차이를 벌렸던 김 후보는 이달 초 자신이 과거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과격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라이스 강간'' 발언에 이어 노인비하 발언과 주한미군 장갑차 살해 발언 등이 언론을 통해 연일 공개되면서 김 후보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어졌다. 막말론의 여파는 자신의 지역구를 넘어 보수 진영을 결집시키기 시작했다.

당 지도부의 사퇴 논란도 거셌지만 나꼼수 멤버들은 김 후보의 사퇴를 반대했다. 김 후보가 사퇴할 경우 젊은 층의 지지세가 빠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나꼼수 열풍이 막말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의 완주를 고집했던 나꼼수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승기를 잡아가던 민주당은 막말 논란이란 암초를 만나 선거 막판에 주저앉았다.

그 동안의 활약을 생각해보면 나꼼수는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를 견인할 법 했다. 지난해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나꼼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정부·여당을 궁지로 몰아넣으며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문제를 폭로하고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1억 피부과'' 의혹을 제기하며 10·26 서울시장 선거판을 흔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거부서비스) 공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도 나꼼수의 공이었다.

당시에도 이들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막말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우려가 있었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라는 지적도 나왔고 었다.

그러나 이런 쓴소리가 나꼼수의 활약에 족쇄를 채울 순 없었다. 그들은 방송도 아니었고 언론도 아니었다. ''듣기 싫으면 듣지 마''와 ''쫄지마''를 외치며 나꼼수 만의 방식으로 게릴라전을 펼쳤고 이런 자유로움에 젊은이들은 더욱 열광했다.

김 후보의 막말 파문에 앞서 ''비키니 인증'' 사건이 있었다. ''진보의 전사''들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다수의 지지자들은 나꼼수를 감쌌다. 나꼼수가 대여 투쟁의 선봉에 있는 이상 성인군자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선거판에 뛰어들자 상황은 달라졌다. 자신들도 반대자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했다. 과거엔 ''듣기 싫으면 듣지마''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이젠 ''찍기 싫으면 찍지 마''를 외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나꼼수는 게릴라전에 강했지만 전면전엔 취약했다. 나꼼수의 공동진행자 김어준씨는 "보수 언론이 여성 성폭력의 프레임에 이 문제를 가뒀다"고 항변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막말 논란을 ''조중동 프레임''에 가두려다 실패한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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