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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왜 선관위 압수수색은 154일만에 이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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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정부수립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이 처음으로 단행됐다.

''디도스 특검''으로 불리는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이틀 만에 중앙선관위에 대한압수수색을 전격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와 KT와 LG유플러스 전산서버 보관 장소 등모두 5곳이었다.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발에 그쳤지만 ''디도스 특검''은 수사 시작부터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에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 때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래서 오늘(30일) ''Why뉴스''에서는 "왜 선관위 압수수색은 154일만에 이뤄졌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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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적으로 실시한 이유가 있나?

=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29일부터 19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압수수색을 실시해서 업무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디도스 특검팀에서도 선거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압수수색을 빨리 실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실제로는 중앙선관위의 서버가 특검수사의 핵심 대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검관계자는 "압수대상이 중앙선관위 전산서버 보관 장소이므로 가장 기본적인수사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뒤집어서 얘기하자면 그동안의 검찰이나 경찰수사는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얘기로도 들리는 대목이다.

▶그동안 뭘 했기에 154일만에야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냐?

= 디도스 특검이 압수수색한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의 정보화담당관실은 지난번 검찰수사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장소이다.

당시 검찰은 수사 초기에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만 기각했었다.

특검은 또 지난 수사에서는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KT 등의 전산서버 보관 장소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완전히 배제했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했던지 아니면 법원의 판단이 당시와 특검이 출범한 지금과 달라서인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검찰은 압수수색 대신 선관위로부터 자료 제출을 받아서 수사를 했고 특검은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차이가 있다.

사건수사에 임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다.

전산자료가 확보되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선관위 사이트에 대한 외부 접속 기록과 로그파일 등이 명백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로그파일은 컴퓨터의 작동 내역과 통신 내용을 담은 일종의 접속 기록 지도로 이를 통해 누가, 어떻게 홈페이지에 접속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 디도스 공격에 동원된 PC를 확인하거나 내부 공모자를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디도스 특검이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함에 따라 검찰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들이 드러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특검수사의 핵심이 뭐냐?

= ''디도스 특검'' 수사 핵심은 크게 3가지다.

특검법에는 수사대상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테러 관련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 등 정치인이나 단체 등 제3자 개입 의혹 ▲자금의 출처 및 사용에 대한 의혹 ▲경찰의 수사과정 및 검찰 수사에 있어 청와대 관련자나 이 사건과 관련된 기관의 의도적인 은폐, 조작 및 개입, 그 밖의 의혹 등으로 규정하고 있고 3가지 의혹과 관련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항까지 수사하도록 하고 있다.

특검관계자는 "(특검의) 수사는 법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검법에 규정하고 있는 대로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핵심은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공격의 ''윗선'' 이른바 배후를 밝히는 것과 은폐조작을 시도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디도스 특검''의 정식 명칭은 ''2011.10.26 재보궐선거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테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다.

▶검찰에서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했는데 드러나겠느냐?

= 결론적으로 드러난다, 드러나지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경찰은 이 사건을 최구식 의원의 비서인 공 모 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검찰수사에서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김태경 씨와 공 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면서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씨와 공 씨가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최구식 의원까지 연결되려면 돈거래나 통화내역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며 "만약 배후가 있다면 그걸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일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경찰의 수사결과는 검찰수사에서 뒤집어졌고 검찰의 수사결과는 특검수사에서 뒤집어 질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다.

하지만 ''디도스 특검''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기대를 갖고 결과를 지켜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특검의 한 관계자가 이런 얘길 했다. "범행에는 동기가 중요한데 그게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뉴스의 제목이 ''Why뉴스''인데 이번 수사에서도 ''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찰이나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결과를 국민들이 납득한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이나 검찰내부에서도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디도스 공격으로 비서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검수사가 경찰과 검찰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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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를 밝히는 것 못지않게 은폐나 축소 의혹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

= 사실 중앙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엄청난 사건이다.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결과를 보면 일개 말단 비서의 단독범행 내지는 국회의장 의전비서가 ''몸통''인 것처럼 나온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무모함 내지는 치기어린 행동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사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직접민주주의가 아닌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유권자인 국민이 유일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로 표현하는 국민적 축제이자 행사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영향을 줘서 선거결과를 바꿔 보겠다는 발상은 ''부정선거''를 하겠다는 것으로 이승만 정부 시절의 3.15 부정선거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그걸 단순히 ''비서의 소행이다''라고 끝내기에는 너무나 미흡하고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나 많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공 씨가 경찰에 체포된 사실을 최구식 의원에게 알려준 사실이 드러났고, 수사 지휘자인 조현오 경찰청장과도 수시로 통화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건의 축소 은폐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외압설이 일었던 대목이다.

디도스 특검법에도 "경찰의 수사과정 및 검찰수사에 있어 청와대 관련자나 이 사건과 관련된 기관의 의도적인 은폐, 조작 및 개입" 의혹에 대해서 수사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디도스 사건을 일으킨 배후뿐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뒤 이를 은폐 축소하려한 청와대나 검찰, 경찰 등 관련기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검수사가 기대만큼 성과를 낼 수 있겠나?

= 특검수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특검수사가 여러 차례 있어 왔지만 결과는 검찰수사에서 큰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관련자들이 경찰에 이어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수사에 대응하는 실력이 늘었다는 얘기고 관련자들이 증거인멸은 물론 입을 맞추었을 충분한 시간이 흐르기도 했다.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실무자들은 유죄를 선고 받은 뒤 복역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배후를 밝히기는 솔직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특검이 원칙에 따른 수사를 한다면 전혀 성과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비서들이란 스스로 계획하고 판단하고 실행하기 보다는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비서들이 실제 성과를 거두었다면 그 공을 누구를 통해 인정받았겠나? 당연히비서가 모시는 ''주군''을 통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사전 모의를 알리거나 아니면 최소한 묵인을 했을 개연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특검에서는 ''몸통''으로 의심을 살 위치에 있었던 박희태 국회의장이나 최구식 의원, 그리고 수사정보를 흘린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기본적이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모의당시 저녁식사자리에 참석했던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수사도 이뤄져야 하며 자금출처나 그 흐름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경찰이나 검찰에서는 ''비서''들의 행위로 매듭짓는데 급급한 인상을 줬기 때문에 우선 기본에 충실한 철저한 수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정태근 의원은 CBS에 출연해 "특검수사가 진행되면 검찰수사 보다 진일보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라고 했는데 언론에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 언론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부수립이후 처음 단행된 일인만큼 당연히 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그것도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29일자 신문에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이나 최구식 의원이 조선일보 출신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검수사를 취재해야 할 법조기자들도 특검수사에 관심이 적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특검수사가 시작되면 기자실 임대도 하고 상주하면서 정례적인 브리핑을 했지만 이번 특검수사에는 상주하는 기자가 없다.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검찰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19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등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언론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사건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쉽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국민들의 기본권을 유린한 사건이므로 국민들이 철저히 감시하고 지켜봐야 한다. 특검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이고 국가기관이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아 추가비용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인 사찰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디도스 공격의 몸통과 배후 그리고 사건의 은폐·축소도 특검수사에서 명백하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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