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뒤 홀로 일본땅에 묻혔던 고 홍우을용(''홍을용''을 ''홍우을용''으로 바로잡음.)씨의 유해가 66년만에 고향의 품에 안겼다.
홍씨의 큰 딸 정순(73. 경남 통영시 무전동)씨와 경남(69. 경남 하동군 고전면), 복순(65. 경남 진주시 상평동), 화자(63. 울산시 동구 방어동)씨 등은 22일 선산이 있는 경남 하동군 적량면 동산리에 아버지의 유해를 묻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정순,경남씨에게만 남아있을 정도로 철 없던 네 딸은 이미 희어진 머리카락에 험한 세파를 담은 손으로 아버지의 유해를 어루만졌다.
차례로 아버지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은 네 자매는 66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아버지''를 부르며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복순씨는 "어야든지(어쨌든지) 한국에 오셨으니까 어머니와 만나가지고 좋은 곳으로 가서 살아 생전 못했던 부부간의 연을 이루시라"며 복받히는 울음을 터트렸다.
화자씨 역시 "어머니와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와 함께 살았지만 아버지는 일본에 혼자 남아서 얼마나 고생했겠냐"며 아버지를 목놓아 부르자 네 딸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눈물로 쏟아냈다.
그리고 네 자매는 홍씨의 유해가 담긴 조그만 항아리와 흰 고무신을 선산에 나란히 묻었다.
남동쪽을 향한 양지바른 곳이다.

일본 후쿠오카현 마에바라시에 있는 납골당에서 26년 동안 동해를 바라본 홍씨의 유해는 이제 일본 후쿠오카 현을 향해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의 유해를 안치하고 나자 화자씨는 "이제 아버지를 한국으로 모셔와 한결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씨의 한국가족찾기에 나섰던 ''한일 마음으로 연결하는 모임(대표 양희중)은 21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홍씨의 가족을 찾는데 힘을 모아준 김정수 선교사와 마에바라시 카와노마사오 전 시장, 통영시청 김영태 계장(홍정순씨의 사위) 등 한일 양국 인사 2백여 명을 초정해 홍씨의 유해를 전달하고 감사패를 주고 받았다.
특히 이자리는 조유행 하동군수가 참석해 한국인을 60년 동안 돌봐준 이와나가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냈고 한국가족을 찾는데 헌신해 준 카와노 전 시장에게 하동군민을 대표해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CBS울산방송 장영기자/경남방송 송봉준기자tenten10@cbs.co.kr/bjsong@cbs.co.kr